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햄버거가게에서 사소한 시비끝에 홍익대 휴학생 조중필(22·전파공학과 4년)군을 살해한 미국인 피터슨(17)군과 한국계 미국인 2세 에드워드 리(18)의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으로 PC통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3일 어깨를 부딪친 조중필씨와 시비를 벌이다 흉기로 조씨의 목 가슴 등을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육군범죄수사대는 6일 검거된 피터슨군과 자수한 에드워드 리군의 신병을 이날 0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경찰에 인계했지만 통신인들의 분노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두 미국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을 시작한 나우누리 토론방(억울하게 죽어간 중필이의 한을 풀어주세요)에는 16일까지 2천1백20명이 서명을 했다. 각종 의견이 자유롭게 실리는 게시판인 플라자란에서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하이텔에는 13일부터 16일까지 5백여 건의 서명이 있었다. 이 서명수는 이 기간동안에 올라온 전체의견 1천5백50여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14일부터 토론방에 서명란이 개설된 천리안에도 5백10명이 서명을 마쳤고, 15일 토론방에 서명란이 개설된 유니텔에도 이틀간 2백 건이 넘는 서명이 있었다.

통신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윤금이씨 살해사건, 이기순씨 살해사건 등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사례를 비추어볼 때, 이번 사건도 불합리한 한미행정협정(SOFA)에 의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살해사건에 대한 처벌은 물론이고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또한 사건의 본말을 무시하고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까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신문에서는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등이 이 사건을 2단기사로 다루었다.

나우누리에 토론방을 개설한 송기웅씨(ID masscomm)는 “용의자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범인의 아버지라는 자가 육개월만 고생하면 나갈 수 있다며 뻔뻔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처벌을 탄원하는 서명을 요구했다.

오상원씨(하이텔ID 1a715f41)는 “일본 여중생을 미군들이 성폭행했을 때 미군 기지의 임대불허등을 국회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미국에 대응한 사례가 있었는데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책했다. 서종화씨(유니텔ID redpunk)는 “이런 일이 있으면 언론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하는데 우리들이 죽으라고 뛰는데도 보도하는 언론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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