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사장 금창태) 경영진이 노조 쪽이 제시한 최종 협상안을 거부하면서 시사저널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분회장 안철흥) 집행부는 협상 최종 결렬에 따른 책임을 지고 4일 열린 총회에서 전원 사퇴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이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 선출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오는 5일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는 지난 2월1일 서울 한강로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그동안 시사저널 노조 집행부는 내부 반대에도 무릅쓰고 3월 말 집중 협상 기간 동안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외부매체 기고 등을 하지 말라는 회사의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협상에 임했으나 회사 쪽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았고 노조가 절충안으로 제시한 협상안도 거부했다. 절충안에는 '편집인과 발행인의 분리' '징계 철회'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쪽이 강경한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온건한 노선을 선택했던 시사저널 노조의 대응 원칙도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결국 회사는 협상이 아니라 매스컴에서 시사저널 기사가 사라지기를 노렸던 것"이라며 "지금과는 달리 강경한 투쟁 방향으로 선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저널 노조 안에서는 '회사 쪽에 대한 신뢰가 남아있지 않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노조 관계자는 "마지막에는 시사저널을 포기할 수도 있다. 참시사저널(가칭) 등 새 매체 창간도 하나의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사저널 사태는 지난해 6월 금창태 사장이 이학수 삼성 부회장 관련기사를 인쇄소에서 삭제하자 기자들이 '광고주의 눈치를 본 편집권 침해'라며 항의하면서 촉발됐다. 시사저널 노사는 사태발생 이후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회사가 직장폐쇄와 대체인력을 통한 잡지 발행, 기자 줄징계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9개월 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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