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MBC·EBS 등과 제휴해 지상파TV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통합 제공하는 ‘지상파연합 인터넷 TV포털’을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영상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흔들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인 가운데, 각 사의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서 얼마나 구체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인터넷에서 뭉치자= KBS 글로벌센터는 지난 25일 열린 ‘본부·센터·지역국 및 계열사 핵심전략사업보고’에서 정연주 사장에게 ‘지상파연합 인터넷 TV포털 추진’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이날 보고된 계획에 따르면, 오는 7월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통합 동영상 인터넷 포털을 구축하고, △지상파 군에서는 KBS 1·2TV MBC EBS 등 지상파 TV프로그램 △케이블TV 군에서는 지역 채널과 해외 채널 △인터넷 기업군에서는 연예·교육 콘텐츠 등을 수급해 실시간 방송·고화질 VOD(주문형 비디오) 및 다운로드 서비스·데이터방송을 통한 양방향 서비스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넷 기반 신규수익 창출 기대= KBS는 ‘지상파연합 인터넷 TV포털’의 추진목표 중 첫째를 인터넷 포털의 영향력 확대와 TV 시청자군 감소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꼽고 있다. 미디어 이용자가 인터넷 중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에 대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KBS는 △콘텐츠 전후의 동영상CF·동영상 플레이어의 스킨·홈페이지를 통한 광고수익 △유료 VOD와 콘텐츠 다운로드를 통한 판매수익 △향후 IPTV나 TV포털 진출시 월정액 수신료 수익 △PP에 대한 채널사용료·T-커머스 등을 통한 부가수익 등을 구상하고 있다.

소요예산으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스템 구축에 1억원 △콘텐츠 제작시스템 구축에 2억원 △저작권 보호 및 과금시스템 구축에 1억원 등 4억원 외에 홍보 및 이벤트 비용으로 5000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이해관계 조정 가능할까= KBS의 계획에 따르면, 콘텐츠 부문은 KBS-MBC 공동사업단이, 사이트 운영 등 플랫폼 부문은 외부 제휴사업자가 맡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사업의 파트너인 MBC와의 협조문제다.

KBS와 MBC는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인 ‘콩’(KBS)이나 ‘미니’(MBC)와 같이 PC에서 손쉽게 지상파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의 공동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지난해 9월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휴가 통합 인터넷 포털 구축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한 상태다.

MBC 뉴미디어팀 관계자는 “아직 통합 포털 구축과 관련해서는 KBS와 어떠한 구체적 논의도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지상파 차원에서 이 같은 제휴논의가 진행되는 한편으로 KBSi와 iMBC 등 이들 지상파닷컴사는 저작권·이용자 정보·이익배분 등의 문제를 들어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미디어업계 변수될 수도= 그럼에도 만약 이 같은 KBS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인터넷 업계는 큰 파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가 독자적인 포털을 구축할 경우 기존 인터넷 포털 및 동영상 사이트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및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등 무선인터넷으로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이동통신사업 및 DMB 사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KBS는 ‘지상파연합 인터넷 TV포털’을 TV포털이나 IPTV와 같은 가입자 기반의 유료 플랫폼 사업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라는 점에서 KT·하나로텔레콤은 물론 케이블TV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선호·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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