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규리씨의 상반신이 공연 도중 노출된 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이를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해 빈축을 사고 있다.

▷모 연예사진 사이트, 노출사진 게재= 그룹 씨야의 멤버인 남씨는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 ‘빅4 콘서트’에서 춤을 추던 도중 옷이 흘러 내려 상반신 일부가 노출됐고, 언론은 이를 속보로 연이어 처리하는 등 대서특필했다.

이 과정에서 S스포츠 연예사진 전문사이트가 남씨의 상반신 일부가 드러난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은 채 몇몇 포털에 전송하면서 가볍게 지나칠 수 있었던 공연 사고는 전 국민적 관심을 모은 노출 사건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S사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사진은 2분만에 모자이크로 재수정돼 전송됐지만 발빠른 네티즌들의 불법다운로드와 옮김을 막진 못했다.

▷언론·포털, 해프닝을 사건으로  키워=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사진이 인터넷에 음성적으로 떠도는 동안 언론들은 사건을 확산시킨 사진을 비판하면서도 남씨 사고를 장면별로 자세히 보도했다.

결국 양성화시킨 책임은 이들 언론이었다. 조선닷컴은 이례적으로 3신에 걸쳐 이를 보도했고, 조인스닷컴은 동영상을 게재하면서 클릭수 장사에 나섰다. 포털들도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클릭수를 높였다. 언론은 ‘모자이크’를 방패삼아 사고 사진을 ‘합법적’으로 유통시켰고, 여기에는 상세한 상황까지 묘사돼 있었다.

▷“속보경쟁으로 인권침해”= 연예매체 기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연예매체 기자는 “실제 객석과 무대가 떨어져 현장에선 무슨 일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모자이크 안 된 사진이 실리면서 사건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분야를 15년 이상 취재해 온 한 기자는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사진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기자 양식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1보를 쓰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우려해 사고와 관련 없는 남규리의 공연 사진을 실었다”는 마이데일리 배국남 대중문화 전문기자는 “일부 매체가 모자이크 하지 않은 사진을 비판하면서 실은 모자이크 사진도 상업적이고, 속보성과 상업성이 인권보다 우선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속보경쟁이 이런 사태를 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출 사진을 그대로 게재한 S사이트 관계자는 “고의가 아닌, 사진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였다”며 “남씨가 피해를 보게 돼 결과적으로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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