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자부 이경수 서기관의 책 '과천블루스'  
 
"판교 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5년 전부터 건설교통부 직원과 친인척이 땅을 사들였고, 투기꾼들에게 용역보고서를 유출했다"는 내용을 담은 산업자원부 현직 공무원의 저서와 관련해 건교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책의 저자인 이경수 서기관은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있으나 당장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건교부,  '신도시 정보 빼돌려' 주장에 법적 대응…저자 "구체적 근거 있다"

건교부 주거복지본부는 29일 오전 해명자료에서 '택지개발을 위해 산하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주고 보고서를 제출받아 개발정보를 취득했다'는 이 서기관의 주장에 대해 "건교부는 특정지역 택지개발을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지 않는다"며 "개발용역 발주는 기초 지자체가 지역개발계획 수립 또는 개발가능한 시가화예정용지 등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하여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지자체에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주민공람 등 의견수렴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특정지역이 개발된다는 예측을 주게 되고,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개발가능성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주거복지본부는 "판교의 경우도 개발발표 4년 5개월 전(97년4월)에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해 주민공람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건교부 직원이 사전 정보를 이용해 판교 땅을 구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주거복지본부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실적시 없이 건교부 직원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KBS 서울 여의도 사옥  
 
건교부 주거복지본부 신도시기획팀 담당사무관은 "반박할 가치도 없다"며 "당시 근무했던 사람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확실한 근거없이 명예훼손을 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책을 쓴 이경수 서기관은 "구체적인 근거가 있으니까 쓰지 않았겠느냐"면서도 "현재 밝히기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서기관은 "이 책을 쓴 이유는 공무원 사회의 하위직들의 고충을 담아내고 이 나라의 비정상적인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S "TV수신료 로비설 검증 어려워" 저자 "경험대로 기술한 것"

한편, 1981년 2월 컬러TV 수신료를 2500원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KBS 사장 등 임직원의 로비가 있었다는 이 서기관의 주장에 대해 KBS는 "당시 근무했던 사람이 남아 있지 않아 입장을 내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최병찬 홍보팀장은 "이 서기관의 주장처럼 당시에 로비했다는 사람이 현직에 남아있지 않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입장을 내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서기관은 "내 경험 그대로 기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서기관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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