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도 회장의 제이유그룹은 언론인 가족에 대한 특별관리 의혹뿐만 아니라 언론사와 공동사업을 벌이거나 각종 광고와 협찬을 통해 언론계에 물적 지원을 해왔다.

▷조선생활미디어와 공동 월간지 사업= 제이유네트워크는 조선일보 계열사인 조선일보생활미디어와 공동으로 경제전문 월간지 '이코노미플러스' 발행 사업을 18개월 동안 진행했다. 조선생활미디어는 발행사인 제이유가 요구하는 부수만큼 인쇄·기획·납품을 한 뒤 제작비를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2004년 11월 창간돼 발행인이 조선생활미디어로 교체된 지난 4월까지 모두 18개월 동안 이 같은 거래를 유지해 왔다.

   
  ▲ 제이유그룹의 '2005년 업무현황보고'(2005년 4월 작성) 문건. ⓒ시사저널  
 
조선생활미디어는 이코노미플러스를 많게는 4만800여 부, 적게는 2만여 부 제작했고, 제작비는 매월 1∼2억 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조선생활미디어 한 관계자는 “제이유의 재정여건이 어려워져 마지막 3개월치 제작비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회원들에 강매…월간조선, 제이유 기사 못 나가기도= 이코노미플러스의 판매 대상은 대부분 제이유의 회원들이었으며 판매방식은 사실상 강매였다는 게 피해자들의 말이다. 지난 2004년 11월호의 경우 4만8000여 부 가운데 4만2000여 부를 제이유에서 회원을 대상으로 판매했고, 지난해 1월호는 2만5000여 부 가운데 2만여 부를 제이유 회원들이 구입했다.

은현수 제이유은닉재산찾기운동본부장은 “주수도 회장은 ‘언론사를 하나 가져야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고, 이코노미플러스 창간 이후엔 거의 매일 같이 정기구독을 하지 않은 사람의 명단을 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문식 제이유피해자고소인모임 공동대표도 “주 회장이 창간 직전부터 ‘내가 하는 잡지이니 많이 팔려야 내 위상도 오른다’고 말해 회원들이 많이 샀다”며 “조선생활미디어의 매상이 오르긴 했겠지만 언론사로서 이런 식으로 판매되는 잡지를 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조선생활미디어와 제이유의 관계 때문에 제이유에 대한 비판기사가 못 나가는 일도 있었다.

조선생활미디어 이창희 편집장은 “제이유가 물의를 일으키자 곧바로 계약을 끝냈으며, 이를 강매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올해 초 국정원 문건을 입수해 제이유를 비판하는 기사를 작성했으나 조선생활미디어와 제이유의 관계를 고려해 결국 지면에 내보내지 않고 2∼3개월 미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중앙에도 손길…언론계 거액 광고·협찬비 살포= 제이유는 월간중앙과도 지난 2004년 8월부터 1년 동안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공동기획을 하면서 그 대가로 1000부를 연간 구독하는 계약을 맺었다. 월간중앙 허의도 편집장은 “제이유 쪽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고 제의해와 이를 수락했던 것"이라며 “당시엔 제이유의 비리가 노출되지 않았을 때였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이 시사저널을 통해 입수한 ‘2005년 업무현황보고’(4월 작성)에 따르면 제이유는 SBS의 2004년 대종상영화제에 1억 원을 지원했고,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미스코리아 대회에도 1억 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이유는 2004년 한해에만 광고비로 20여 개 신문 방송사에 25억1080만 원을, 협찬비로 MBN 제주MBC 한국일보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제 헤럴드미디어 등 6개 신문 방송사에 4억4955만 원을 집행했다.

제이유는 문건에서 “2004년 협찬행사에 대해 외부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며 “회사의 안정화된 내부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언론대응 및 노출을 자제하고 경영진의 인터뷰나 기고도 거절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하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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