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쌈>  
 
KBS 시사기획 <쌈>이 언론사주 일가의 병역 이행과 관련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등 일부 언론사주의 투명하지 않은 병역면제 과정을 보도했다. 

<쌈>은 27일 '파워엘리트, 그들의 병역을 말하다' 편에서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병건 동아일보 전 부사장 아들의 병역면제 과정을 추적했다.

<쌈>은 이를 위해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SBS 등 5개 언론사 사주 일가의 병역의무 이행 사항을 확인했다. 1930년 이후 출생자와 만 17세 이상을 조사한 결과, 동아일보 김병건 전 부사장의 경우 부인이 병역비리 수사 과정에서 처벌을 받았고,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병역면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우선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은 1968년 입대했으나 귀향 조치된 후 곧바로 병역이 면제된 경우로 나타났다. <쌈>이 취재를 통해 병적기록을 재구성한 결과, 장 회장은 67년 신검을 받고 현역으로 입대했으나 질병을 이유로 돌려보내졌다.

그러나 병역법 51조 4항에 따라 신검을 다시 받았어야 하지만 병무청 확인 결과, 장 회장이 재검을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쌈>은 이 문제와 관련 한국일보에 공문을 보내 확인을 요청했으나 장 회장 측이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쌈>은 "방 사장이 지난 71년 병역을 면제 받았지만 당시 규정에 따르면 만 20살이 되는 67년에 검사를 받았어야 했다"며 3년이 지난 시점에 주목했다. 특히 <쌈>이 취재 결과를 종합해 병적기록을 재구성한 내용에 따르면, 방 사장은 지난 68년과 69년에 징병검사를 기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 사장은 70년에 귀국을 하고, 같은해 8월 입영 기일을 연기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방 사장은 "징병 검사를 미룬 것은 유학 때문이고, 기피한 것은 없다"고 해명했으며 "과체중으로 3년 연속 보류판정을 받았고, 면제에 대한 진정서를 낸 일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쌈>은 병무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진정서를 내지 않았는데 (진성서를) 냈다고 기록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방 사장의 답변이 석연치 않음을 지적했다.

<쌈>은 이어 동아일보 창업주의 손자인 김병건 전 동아일보 부사장이 부인의 병무비리로 논란이 됐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쌈>은 "김병건씨 부인은 당시 병무청 직원에게 돈을 주고 가짜 디스크 판정을 받아 20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며 "이후 아들의 병역 면제 처분은 취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쌈>은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병역 내용도 언급했다. <쌈>은 "언론의 영향력은 크지만 이들의 병역사항은 공개조차 되지 않는다. 현재 언론사 가운데 병역이 공개된 곳은 KBS가 유일하다"면서 "정연주 KBS 사장과 두 아들의 병역 문제도 논란을 빚었는데 정 사장은 척추 골절과 허리디스크로, 두 아들은 95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보도했다.

<쌈>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 1년간의 장기 취재를 통해 언론사주 일가를 포함한 7대 재벌 기업,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17대 국회의원 등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비속 4만1000명의 병역 이행 상황을 점검해 보도했으며 면제 과정이 석연치 않은 인사들은 실명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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