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자 조선일보 경제섹션 B3면 '뉴스블로그'를 소개한다. 조선일보 김덕한 기자는 "대기업 총수가 해외방문에 나서면 방문국 주재원이나 비서진이나 모두 비상이 걸린다"면서 지난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두바이를 방문했을 때의 '풍경'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기자가 전한 당시 풍경은 이렇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 9월 중순부터 40여 일간 미국·영국·두바이·일본 등을 방문했는데, 두바이에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머물렀다. 이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과 함께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이라는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에 묵으며 세계 최고층인 버즈 두바이 공사현장은 물론 실내스키장을 갖추고 있는 에미리트몰(Mall of Emirate)과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이 열렸던 에미리트 골프클럽 등을 방문했다.

'회장님 오시기 전에 LG전자 TV를 삼성TV로 바꿔라'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버즈 알 아랍 호텔 객실에 설치돼 있는 TV가 LG전자 등 다른 회사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김덕한 기자는 두바이 삼성 주재원과 비서진들이 경쟁사인 LG전자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이건희 회장이 방문하는 곳에 걸려 있던 LG전자 등 다른 회사 브랜드의 TV를 모두 삼성 제품으로 바꾸는 작전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 조선일보 11월10일자 B3면  
 
그 '작전'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김덕한 기자가 전한 작전의 풍경은 다음과 같다.

삼성은 버즈 알 아랍 호텔의 방 10개를 예약한 다음, 객실에 설치돼 있던 LG전자의 32인치 LCD(액정소자) TV와 일부 타사 브랜드 TV를 모두 삼성 TV로 교체해 줄 것을 호텔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버즈 알 아랍 호텔에는 이미 LG의 TV가 대거 납품되어 있는 상태. 호텔쪽이 "그렇게는 곤란하다"며 거절하자 협의 끝에 이 회장이 묵는 객실에만 삼성 63인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를 들여놓았다고 한다. 비삼성 브랜드 TV는 이건희 회장이 묵는 동안 '철거'됐다가 이 회장이 떠난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회장이 묵었던 객실 숙박료는 하루 8500AED(디르함·한화 223만 원) 정도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의 '위력'과 삼성의 '일사불란함'

에미리트 골프클럽에서는 원래 클럽에 걸려 있던 12대의 LG PDP TV가 모두 삼성 PDP TV로 교체됐다. 삼성은 무상교체를 조건으로 기존의 LG TV를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 관계자는 "그때가 LG측과 클럽측이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어서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클럽에서 골프는 치지 않았는데 '삼성 브랜드를 볼 수는 있었겠지요'라는 게 김 기자의 '지적'이다.

김 기자는 "어쨌든 두바이에서 삼성과 LG의 '위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글을 맺었지만, 이건희 회장의 위력과 삼성 쪽의 '일사불란함'이 더 대단한 것 같다.

동아 중앙 등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원색적' 비난
동아 "반시장 반기업의 얼치기 좌파 코드가 정부 실패 요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경제지와 일부 보수신문의 비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자산총액 6조∼10조 원 이상의 기업집단에서 출자 집중도가 높은 자산규모 2조 이상의 중핵기업에만 출총제를 유지하겠다는 공정위의 '수정안'도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사실상 공정위의 규제방안 자체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들의 공정위 비판은 멈출 줄을 모른다. 오늘(10일)은 사설을 동원해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먼저, 동아일보. 동아는 사설 <시장 제압하겠다는 좌파적 오만부터 버려야>에서 "좌파 코드의 기업 정책도 큰 문제"라며 지난 8일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한 발언을 구체적인 예로 거론했다.

   
  ▲ 동아일보 11월10일자 사설(35면)  
 
동아는 "(권 위원장이) '삼성 현대차 SK그룹 등은 소유가 개인에게 있지만 국민의 기업'이라며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면서 "권 위원장은 국민기업론의 논거로 '대기업 집단이 실패하면 국가가 공적자금을 대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외국 전문가들은 '확실한 오너가 있어 기민하고 과감하게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삼성의 성공 신화가 가능했다고 분석한다"면서 "공정위가 순환출자 규제를 강화하면 대기업 집단은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경영권 방어 때문에 신규 투자가 위축된다. 결국 국민 기업은커녕 '해외 투기 자본의 먹이'가 돼 버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무능하면서 반시장 반기업의 얼치기 좌파 코드를 고집하는 오만이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정부 실패의 요인임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고 공정위를 맹비난했다.

중앙 "권 위원장도 '코드 각료' 범주에 속하나"

중앙도 사설 <공정위원장, 사유재산권마저 부정하려는가>에서 "(권 위원장의 발언은) 자본주의의 근간인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발언"이라면서 "이처럼 비뚤어진 기업관을 가진 사람이 대기업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이 정부의 남은 1년여가 길게만 느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 "엄밀히 말하면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는 공정위 소관업무도 아니다"면서 "우리는 이 정부의 코드에 맞추는 데 급급했던 '코드 각료'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폐해를 줄곧 보아 왔다. 권 위원장도 혹여 이런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그가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경제부총리의 리더십이 절실할 때다. 공정위도 대기업 규제 일변도의 업무에서 손을 떼고, 스스로를 먼저 개혁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10일자 세계일보와 서울경제, 파이낸셜 뉴스 등도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과 공정위의 규제방침을 비난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매경 한경의 부동산에 대한 '이중적' 태도
지면에선 부동산 급등 '걱정'하고 부동산 섹션에선 '돈벌자'

부동산과 관련한 경제지들의 '엇박자'와 '이중적 태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 윤곽소식이 전해진 10일자에 매경과 한경이 부동산 섹션을 발행했다.

8개의 지면을 할애한 매경은 섹션 제목이 '돈버는 부동산'이다. B1 머리기사 제목은 <세금부담 없고 위험적고 고정수익 올리고…수익형 부동산 '군침도네'>인데 집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택 보유자들이 상가에 관심을 높여가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면서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싣고 있다.

매경은 부동산 섹션에서 부동산 전면광고만 4개를 실었다.

   
  ▲ 한국경제 11월10일자 부동산 섹션(C1면)  
 
한경도 8개면의 부동산 섹션을 발행했다. 연말 신규분양이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유망지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부동산 전면 광고만 3개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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