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방북 물꼬가 트인 것인가.
MBC 유흥렬 전무 등 관계자 2명이 지난 25일 고려민항을 통해 방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또 다시 국내 언론의 방북 취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MBC의 방북이 중앙일보에 이어 두번째로 이뤄진 만큼 “언론사 방북의 경우 비정치적 분야에 한해 공보처와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은 대체로 “환영해야 할 일”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이다. 한 언론사의 북한부 기자는 “비정치적 분야에 국한된 것이지만 정부가 이전처럼 남북 관계 등을 이유로 내세워 언론사의 방북 취재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데 비하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기자는 “정부의 방북 승인을 얻기까지 사전 준비가 만만치 않은 만큼 본격적인 언론사의 방북 취재를 예상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기자 역시 “이제 방북취재 성사여부는 북측의 초청장을 어떻게 얻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중한 반응이 나오는 데는 설사 정부의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얻는다해도 북측과의 원만한 합의를 거쳐 초청장을 확보하는 문제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와 MBC 이외에 10월 현재 KBS 등 7개 언론사가 북한주민 접촉신청을 승인받아 방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이는 초청장 확보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일보와 MBC도 초청장을 얻기까지 1년 넘게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언론사의 경우 중국 연변 지역에서 북의 초청장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결국 국내 언론사들은 방북 취재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측의 태도 변화를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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