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진 MBC 시사교양국 PD | ||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의 말대로 자신이 직접 한국어 원고를 먼저 작성했다면 이 책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 이후 한국에서 <동경25시>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판할 때 왜 굳이 다시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사람을 구했는가?
자신이 써놓았다는 한국어 원고가 있다면 이걸 그냥 직접 손봐서 책으로 내면 되지 않느냐? 그는 나중에 번역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 말이 안 되지 않느냐?”
기요츠카는 또, 오씨가 썼다는 책 <한국병합에의 길>을 한 손에 쥐고서 이어 말했다. “이건 아니다. 내가 예전에도 위험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정말 아니다.”
전해 듣기로, 오씨는 자신이 한국사람들로부터의 ‘테러위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자기 연락처는 한국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단다. 그러나 한편으로 수업시간에는 ‘한국의 유력 인사들이 내게 가끔 연락을 해와 좀 자제하라고들 이야기하는데, 난 거기에 개의치 않는다.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당당한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인다고도 하니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취재를 위해 필자가 오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오선화씨는 본인임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나는 친척이다. 오씨는 유럽에 가서 8월 말에야 일본에 돌아온다’라고 이야기했다. 기대했던 그 당당함을 느낄 수 없어 실망스러울 따름이었다. 뻔한 거짓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애처로움마저 느껴졌다. ‘평소 학생들에게 드러낸다는 그 당당함이란, 그냥 억지로 힘들게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역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매우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만약 아니라면 오씨가 늘 하시던 대로 이번에도 반론 좀 제기해보시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