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선선한 바람이 빨리 불었으면 좋겠다."

유난히 더운 여름을 보내는 광고업계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광고업계에서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말은 무더위가 한풀 꺾이길 기대하는 일반적인 의미 외에도 광고 비수기가 빨리 끝나길 기대하는 심리를 반영한다. 광고업계에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나오는 말이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유별나다. 

   
   
 
광고업계에서는 당초 7월 말 바닥을 치고 8월 중순부터 서서히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일 36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휴가철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로 인해 광고주들의 기대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광고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나마 식음료·제약·여행 등 여름철 특수를 노린 일부 전통적인 업종이 광고시장을 지탱하고 있을 뿐이다. 다이렉트보험사들과 삼성그룹 등이 빈 지면을 메우는 데 기여했지만 추세 전반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8·15 광복절이 주중에 끼어 광고영업마저 제대로 안 되는 일마저 생기고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작년에는 광복절이 월요일에 들어가 있어 연휴가 끝난 뒤부터 광고가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광복절이 화요일에 박혀있고 날씨도 더워서 이번 주까지는 고전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광고업계에서는 8월 셋째 주를 시장회복의 고비로 보고 있다. 만일 넷째 주까지 광고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9월초 광고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관계자는 "올해는 최소한 이번 주까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광복절이 중간에 끼어 한 주 전체가 광고영업이 어려워졌다"며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부동산 광고 감소를 신문광고시장 하락의 주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신문사별로 많게는 30%까지 들어갔었는데, 지금은 한 10%쯤 될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세계일보 관계자도 "작년에는 8월22일부터 확실히 광고매출이 좋아진 게 눈에 띄었다"며 "다음주부터는 나아질 거라고 하는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서비스를 넣으려고 해도 넣을 원고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8월 신문광고시장은 아주 안 좋다"며 "16∼18일까지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8월말쯤 돼야 조금씩 나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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