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조간신문은 전직 군 원로들이 10일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들의 주장을 여러 지면을 통해 전하면서 작통권 환수의 문제점을 지적한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들이 작통권 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잘못 짚고 있다고 역으로 반박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한겨레는 이들 중 상당수의 전직 국방장관은 과거 작통권을 환수하는 데 옹호했거나 쿠데타 세력에 적극 가담한 전력이 있다며 이들의 자격론을 문제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을 10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반면 한겨레 경향 국민 세계 등 다른 신문들은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동아·조선, 나란히 전 국방장관 성명 강조

조선일보는 1면과 3∼5면을 할애해 작통권 환수문제는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며 우리가 당장 단독행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선은 1면 머리기사 <"작통권 단독행사 국회동의 받아야">에서 전직 국방장관 14명의 성명서를 인용해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환수)는 전 국민의 의사를 묻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3면에서는 이들의 발언록을 <"작통권 문제 미와 신뢰 바탕 협의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로 처리했다. 4면에는 노 대통령의 작통권 환수 발언에 대한 미국 정부관리의 반응(<"미국이 작통권 가져간 적 없어">)과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의 인터뷰 기사(<"한반도 위급시 우선순위 제외…그만큼 위험부담도 각오해야">)를 실었다.

   
  ▲ 조선일보 8월11일자 1면  
 
5면에는 <핵·미사일커녕 장거리포 막기도 벅차>라는 기사에서 군 관계자와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빌어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에 대한 근거로 △대북 정보수집의 한계 △북 장사정포 미사일 등 타격능력 부족 △작전계획 수립에만 4∼5년 소요 △첨단무기 운용에도 최소 3년 소요 △다 준비한다해도 핵 억지력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동아일보도 1·3면 머리기사로 전 국방장관과 원로들의 긴급회동과 성명발표 소식을 전했다. 또, 4면 <"작전권환수는 북 대남정책 수용하자는 것">에서는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말을 빌어 "지금 환수해도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거나 똑바로 보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나온 이상론"이라고 전했다.

   
  ▲ 동아일보 8월11일자 3면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 <노 대통령 "지금이라도 전작권 환수" 회견 직후 윤 국방 "2012년 이전엔 안돼">에서 노 대통령이 9일 오후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2009∼2012년 사이에 어느 때라도 상관없고, 지금 환수되더라도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요지의 말을 한 직후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전작권 환수는 아무리 이르더라도 2012년 이전에는 안된다는 것을 극렬 관철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원로들 주장 논리적 오류…군사쿠데타 옹호 전력"

반면 한겨레는 1면 <미 "한국방위 공약 후퇴 없다">에서 "일부 언론과 야당이 안보 불안을 내걸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작업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령부가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이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8일(현지시각)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주한미군은 기존에 합의된 수준 이하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병력이) 2007년 말까지 이전의 3만7500명에서 2만5000명쯤으로 줄어들겠지만 현대적 (군사)기술이 좀더 적은 군대로 더 많은 방위능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와 함께 한겨레는 4면 <"환수 국회동의 거쳐야"-"상식 이하 요구">에서 전직 국방장관들의 '전시 작통권 환수는 대북억지력 해체와 한미동맹 와해, 주한미군 철수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들은 한미 동맹 와해와 주한미군 철수가 왜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보는지에 대해선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해체를 우려하는 게 '냉전형 동맹'이라면, 이런 지적이 맞다고 할 수 있으나 이 문제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 등 미국의 군사 전략가들에게 따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같은 면 <재임땐 "추진" 퇴임뒤엔 "안보불안">을 통해 이들 전직 국방장관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방에서 군대를 빼내 아군을 향해 총대를 겨눈 쿠데타에 적극 가담한 전력이 있거나 각종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됐던 인사들로 드러나 "작전통제권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 한겨레 8월11일자 4면  
 
특히 최세창 전 국방장관은 재임 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옹호했고, 노재현 전 국방장관은 12·12 쿠데타 당시 국방장관으로서 반란 진압은커녕 육군본부 벙커로 달아났다가 나중에 신군부에 체포돼 쿠데타 세력에 협조한 전력의 소유자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경향신문은 5면 <"연합사 해체 안보공백"…"90년대 세운 계획">에서 "이들 원로들의 반발에는 지난해 10월 전시 작통권과 관련해 요청한 노무현 대통령의 면담요구 거절에 이은 건의사항 미전달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도 사설에서 "군 원로들이 윤 장관으로부터 무시됐다는 격앙된 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냉철한 조언을 내놓아야할 원로 전문가들의 자세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작통권 환수를 두고 청와대와 군원로들의 정면충돌로 한미 로드맵 작성이 무산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공정위, 공짜신문 안주고 안받기 캠패인"

조선과 동아는 각각 2면 머리기사 <공정위 '이상한 캠페인'>와 6면 <공정위 황당한 캠페인>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민단체 등과 함께 오는 9월부터 4년간 '신문 경품 및 공짜신문 안 주고 안 받기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10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공정위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100만인 서명운동 △신문구독 관련 불편사례 수기 공모 △홍보물 제작 배포 △경품 및 공짜신문 신고포상금제도 홍보 등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은 전했다. 또한 캠페인에는 홍보물 제작비 1000만원을 비롯, 수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과당경쟁이 문제라면 정부가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수준에 그쳐야지, 그 이상 개입하면 언론자유가 위축되는 심각한 사태가 생긴다"는 김우룡 외대 교수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경향과 서울 국민일보도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군, 가평 총기사고 경찰에 뒤늦게 연락

지난 10일 새벽 1시쯤 경기 가평군 태봉리 부대에서 발생한 사병 총기 발사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은 사건 발생 1시간이 넘게 경찰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조선 동아에 따르면 경기경찰청에 상황이 전달된 시각은 사건 발생 1시간20분이 지난 오전 2시28분이었다.

한국일보는 사회면 기사에서 "경찰이 대대적인 검문검색에 나선 시각은 오전 4시께로 사건발생 3시간이 지난 뒤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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