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한·일 두 나라의 히트상품을 비교한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디어분야의 히트상품은 TV드라마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 드라마, 한류 진원지=지상파 방송3사 가운데는 단연 MBC가 ‘히트제조기’였다. MBC는 <허준>(2000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2002년) <대장금> <다모>(2003년), <내 이름은 김삼순> <굳세어라 금순아>(2005년) 등 삼성경제연구소가 뽑은 미디어분야 히트상품 가운데 대부분을 만들어냈다.

특히 드라마의 성공은 단순히 높은 시청률에서 머물지 않고 ‘한류’라는 문화상품을 만들어냈다. KBS의 <겨울연가>의 성공은 드라마의 주인공인 탤런트 배용준이 일본에서 ‘욘사마’ 붐을 일궜다. MBC의 <굳세어라 금순아>는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중국에서 동시방송하는 개가를 올렸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BCWW(Broadcast Worldwide)에서 최고 수출 단가를 기록했다. 국내 드라마의 성공은 언어의 장벽에도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영상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신문업계 히트상품 무료신문 뿐=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10년 동안의 히트상품 가운데 드라마를 제외한 다른 미디어 분야를 정리해 보면 △광수생각(1998년) △TV홈쇼핑(2001년) △무료신문(2003년) △지식검색(2003년) △싸이월드(2004년) △위성 DMB(2005년) △블로그(2005년) 등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 10년 동안 드라마를 통해 히트상품을 제조한 것과 달리 신문업계는 지난 1998년 히트상품으로 꼽힌 ‘광수생각’과 지난 2003년에 나온 무료신문이 전부인 셈이다. 무료신문은 신문업계에서는 히트상품이었지만, 2003년 이후 가판시장의 침체와 스포츠신문의 대규모 구조조정 등 무료신문은 기존 신문업계에게는 추락의 전주곡으로 작용했다.

2001년 히트상품으로 꼽힌 TV홈쇼핑은 케이블TV라는 매체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B2C 모델을 정착시켰다. 중간유통의 단계를 건너뛰어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 냈다.

▷위성DMB 등 미디어융합 가속=인터넷은 같은 기간동안 2003년 지식검색, 2004년 싸이월드, 2005년 블로그 등이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인터넷이 10년을 조금 넘긴 새로 생긴 매체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특히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뉴스 소비시장의 변화는 신문이나 방송 등 기존 미디어분야에 시련을 안겨줬다.

충성스런 독자와 시청자가 소비 플랫폼을 인터넷으로 바꾸면서 기존 미디어 분야를 콘텐츠 제공자(CP)로 전락시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5년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위성DMB는 미디어융합의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위성DMB는 통신과 방송이 결합한 첫 사례로 고정식 TV라는 인식을 바꿔 이동형 TV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6월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이나 와이브로 등도 TV와 같은 가족매체를 개인형 매체로 변화시키는 촉매 구실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미디어융합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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