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지상파 3사에 '잔인한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 따르면, 7월 지상파3사의 광고판매율은 전년대비 평균 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광고판매율(평균 80%)에 비하면 무려 17%가 떨어진 수치다.

방송사별 7월 광고판매율은 KBS-2TV 56%, MBC 65%, SBS 68% 등으로, 전년동기와 견줘 2∼1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순서대로 각각 67%, 67%, 81% 등이었다. 지상파 3사의 광고판매율은 올해 1, 2월 평균 64%를 기록한 이후 3월부터 5월까지 각각 71%, 89%, 92%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 2006년 7월 광고신탁현황(자료출처=KOBACO)  
 
광고판매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실적대비 성장률도 전년동기 대비 평균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673억5000만 원(TV 기준)이던 MBC 광고판매액은 지난달 579억7000만 원을 기록해 13.9% 떨어졌다. KBS-2TV와 SBS의 광고판매액도 각각 지난해 490억4000만 원과 405억1000만 원에서 435억5000만 원과 379억8000만 원으로 11.2%와 6.2% 하락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광고판매액 하락의 원인으로 월드컵 '후폭풍'과 계절적인 요인을 꼽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월드컵 기간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했던 상당수 광고주들이 여름 비수기를 맞아 '호흡조절'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제약·식품·음료업종 등 휴가철 특수를 노린 일부 광고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가급적 7∼8월을 피해 광고집행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광고업계는 그러나 이런 추세가 하반기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달부터 서서히 상승 분위기를 타야 가을 성수기 초입인 9월 광고시장이 나아질 수 있는데, 현실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KOBACO의 8월 전체 광고신탁액은 이날까지 1128억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광고신탁액(1790억 원)의 63% 수준이다.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임시물이 들어온다 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게 광고업계의 관측이다. 

KOBACO 관계자는 "지난해 8월은 비수기인데도 경기전망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에 광고시장 성장률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하반기 경기전망이 4%대로 떨어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송광고시장도 함께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은 8∼9월에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