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송사 부장급 이상 중견방송인들의 모임인 여의도클럽(회장 김도진)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여의도클럽은 특히 설문조사 결과를 언론에 발표하고 상위 5위권안의 정치인 등을 초청 TV중계 등을 염두해둔 토론회 개최를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나 빗나간 여론화라는 지적을 샀다.

여의도클럽은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 26일간 회원 총 3백57명을 대상으로 정치인 선호도 등을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상위 5명의 인사를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했다.

이는 지난 13일 언론사에 배포된 여의도클럽 사무처 명의의 ‘여의도클럽 97 특별기획 한국최고지도자선정 결과발표’란 대선주자 토론행사 추진기획서에서 밝혀졌다.

이 계획서에는 여야 대선주자 5인의 순위를 매긴 ‘국가경영최고지도자급 인사 5인’ 등 여의도클럽 설문조사의 결과가 그대로 적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6월 1일부터 7월 6일까지 매주 1회 이들 인사를 초청, ‘국민과의 대화’란 대선토론행사를 가질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여의도클럽의 회원인 MBC 보도국의 한 부장은 “여의도클럽이 어떻게 정치인들의 순위를 매기고 그것도 상위 5명만 초청해 토론행사를 개최하겠다는 발상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압력단체로 행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의도클럽의 한 관계자는 “대선주자와 관련한 조사나 토론회는 어디든지 다 할 수 있다”며 “정치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거나 받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선주자 토론행사기획서와 관련 “설문지회수율이 20%대에 불과한데다 MBC·중앙일보의 시민대토론회 등으로 설문결과를 토대로 실시하려던 대선주자초청 토론회의 의미가 퇴색돼 지난 8일 운영위원회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토론행사 추진도 백지화하기 결정했다”며 “실무담당자가 사업폐기 결정에 반발, 무단으로 클럽의 명의를 도용해 언론에 배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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