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신문사가 ‘경제를 살리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과소비를 부추길 수 있는 해외여행 기사들을 마구잡이로 게재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기사를 게재하며 대부분 신문사가 해당국가의 관광청이나 여행사, 항공사로부터 항공비, 숙박비 등 경비 일체를 제공받고 있어 홍보성기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해외여행기사는 각 신문들이 최근들어 요일별 섹션 등 지면개편을 단행하면서 전면 등으로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해외여행 기사는 대부분이 각 신문사의 기획에 따라 이루어지기 보다는 여행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여행객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는 각국 관광청과 항공사들의 경비지원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각 신문사 여행담당 기자들은 각국 관광청과 항공사로부터 오는 각종 초청장 중에서 타사의 지면배정 등을 고려해 소개할 여행지를 선택한다. 보통 각국 관광청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각국 항공사의 지원을 받는 경우보다 8대 2정도로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중순 한 중앙일간지 여행담당기자는 캐나다 관광청으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료 일체를 제공받고 캐나다 지역 일대를 다녀왔다. 또 이기자는 지난 3월말에도 브라질의 ‘BASP’라는 항공사의 지원을 받아 브라질의 관광지를 답사하고 기사를 게재했다.

이같이 여행담당 기자들이 각국 관광청과 항공사의 지원을 받아 취재를 하다보니 취재의 방향도 지원하는 관광청과 항공사의 입맛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당 관광청에서 소개하는 코스와 숙소, 식당 등을 그대로 지면에 게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해외여행 기사를 게재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해외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개별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해외여행 기사를 게재하며 해당 지역을 취급하고 있는 각 여행사들의 여행상품 가격 등을 전화번호와 함께 게재하고 있어 단순한 광고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여행담당기자는 이와관련 “외국 관광청과 항공사 등의 지원을 받아 취재를 가다보면 초청한 측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며 “특히 관광후진국의 경우는 통역이나 이동교통편 등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신문사에서는 이에대한 경비지원 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자도 “각 신문사가 테마여행 등 독자적인 기획을 가지고 심도깊은 해외여행 기사를 다룰 필요가 있다”며 “외부에서 경비를 부담하는 곳만 취재를 하고 지면에 소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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