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회에 새바람이 불 것인가. 최근 일부 언론학자들이 정치권과의 유착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신임 언론학회장에 이정춘 중앙대 교수가 취임했다. 22일 연구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언론학회 내부의 연구기능 활성화와 학회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잡음을 최대한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할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언론학회를 떠 맡으신 소감은.

“회원수가 6백명에 이를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한 만큼 집행부의 책임 아래 독단적으로 학회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학회의 학술 행사와 연구사업이 연구분과들의 긴밀한 참여하에 추진되는 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입니다.”

―최근 김현철씨 수사과정에서 성균관대 김원용 교수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언론학자들의 정치 참여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언론학회 입장에선 다소 곤혹스러운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당사자가 귀국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보도만을 근거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신문에 보도된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학문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교수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지 이번 사건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한국에선 매체정책은 있지만 문화정책은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 상당하다”며 “매체환경의 파수꾼으로서 보통사람의 생활세계를 풍요롭게 해 줄수 있는 문화정책에 기반한 매체정책 정립에 언론학회가 일조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97년은 한국언론학회가 내외적으로 수행해야할 연구와 과업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종합학문적 성격이 강한 언론학의 특성을 고려해 방송학회 등 관련 학회 등과 유기적으로 연대, 공생적인 연구 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언론학회 과제 중의 하나로 꼽았다.

언론학회는 올해가 대선의 해인 것을 감안해 대선전 선거보도의 관행과 객관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며 대선이 끝난후에도 대선보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작업을 시도할 방침이다. 신임 이 회장은 65년 중앙대 신방과를 졸업한후 독일 쾰른대와 뮌스터대에서 언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77년부터 중앙대 신방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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