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4월 7일자 31면  
 

경기도 성남과 안산의 영어마을에서 잇따라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일부 신문이 관련보도를 내보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성남여성의 전화, 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회 등 6개 여성·교육단체들은 지난 5월 24일 보도자료를 내어 “성남영어마을 강사인 J씨가 교육을 받던 성남시 D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해 두려움과 불쾌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영어마을 쪽은 진상 조사를 벌인 뒤 사과와 함께 해당교사를 면직 처리했다.

또, 경기도 안산경찰서는 5월 27일 여중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영어마을 안산캠프 영어교사 G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어강사인 G씨는 26일 새벽 1시 50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기숙사에 들어가 잠자던 K양 등 7명을 성추행했다가 학생들과 학교 교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부분의 언론은 영어마을에서 잇따라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 사실을 보도하면서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언론 보도 뒤 사과성명과 함께 해당 학교에 찾아가 학부모에게 사과하는 한편 재단법인 경기도 영어문화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러나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올해 초 △포천·용산 초등생 성추행 살해 △재소자 성추행 △최연희 의원 여기자 성추행 사건 때 두 신문이 보여줬던 보도태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신문사 기자는 “두 신문의 침묵은 영어마을 쪽과 사업적으로 제휴관계를 맺고 있거나 또는 추진 중에 있기 때문”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가 된 성남영어마을은 조선일보의 자회사인 에듀조선이 지난해 6월 공식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위탁경영을 맡고 있다. 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지난 4월 6일 손학규 지사와 ‘파주영어마을을 우리이웃과 함께’ 프로그램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자회사인 에듀라인도 지난 3월 파주영어마을에서 ‘영어마을로 떠나는 색다른 영어 체험’ 등의 행사를 갖는 등 꾸준히 공동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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