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한국일보 박천호 기자가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부분 홍보팀 차장으로 이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삼성그룹으로 이직한 기자출신 언론인은 모두 5명이다.

언론계에 기자들의 ‘삼성행’이 화제가 된 것은 짧은 기간 동안 기자들이 특정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박 기자의 이직이 일종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당시 박 기자와 함께 동아일보 기자 1명이 함께 이직했으나 한달 정도 근무한 뒤 동아일보로 컴백했다. 같은 시기에 헤럴드경제 김성홍 기자가 삼성생명 홍보팀으로 전직했다.  

두 달여 뒤에는 삼성그룹에 가장 비판적인 한겨레의 박효상 기자가 삼성전자 DM총괄 마케팅 부문 홍보팀 차장으로 이직해 주변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박 기자는 현재 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관련 부서를 거치며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은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자들의 ‘삼성행’에 방점을 찍은 인물은 뭐니 해도 지난해 5월 삼성전자 홍보담당 전무로 자리를 옮긴 MBC 보도국 이인용 부국장이었다. 이 부국장은 MBC 간판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앵커 출신이기도 하다. 

삼성에버랜드 편법증여에 대한 비판여론 속에서 나온 이 부국장의 이직 소식은, 언론계에 적지 않은 뒷말을 남겼다. 이 앵커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상무와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후배 관계로, 평소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부국장 이후 한동안 뜸하던 기자 이직이 다시 시작된 것은 올해 5월부터다. 문화일보 백수하 기자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총괄부분 홍보팀 차장으로 이직해 2일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동아일보 이수형 기자가 가세하면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는 언론인은 모두 6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오퍼를 먼저 넣은 사람은 이인용 전무와 이수형 기자 둘 뿐이다”라며 “나머지 기자들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개인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실제 사정이 다른데도 일부에서는 삼성그룹이 무슨 목적을 위해 기자들을 영입하는 것처럼 얘기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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