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창길 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KBS 보도본부 영상편집제작팀 최기홍(52·사진) 팀장은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누가 시키지 않은 일이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개인 시간을 쪼개어서라도, 자비를 들여서라도 하고야 마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후배들에 대한 재교육이 그렇고 일반인에 대한 무료 미디어 강좌가 그렇다.

최 팀장은 2001년 KBS 보도본부 촬영기자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편집기 ‘아비드 미디어 컴포저(Avid Media Composer)’ 교육을 시작으로 한국TV카메라기자협회 회원, KBS 신입사원 교육 등을 도맡아왔다. 물론 누구도 그에게 그 일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가 좋아서 시작하고 최선을 다한 일이었다. “좋은 게 있으면 후배들한테 가르쳐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후배들에게 교육을 하는 동안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디지털에 대한 절실함이 크지 않던 시절 취재업무도 많은 상황에서 교육이랍시고 기자들을 따로 빼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점점 업무량이 많아질 것을 우려한 후배들도 어째 마뜩찮아 했다.

“옛날에는 엔지니어가 다 해줬는데 우리가 왜 이걸 배워야 하냐 불만들이 많았다. 컴퓨터도 말썽을 부리고 하니 얼마나 짜증이 나겠나. 하지만 한 두 번만 해보면 자기 것이 된다. 그만큼 경쟁력도 올라가는 것이다.”

   
 
▲ ⓒ 이창길 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그의 개인 홈페이지(http://choisworld.com)에는 영상편집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vid Xpress’ ‘Final Cut Pro’ ‘Premiere Pro’ 등 영상편집기술과 관련한 텍스트가 가득하다. 개통한 지 10년이 되는 홈페이지 접속자수는 현재 37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영상편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정보가 가득하지만 그는 어느 것 하나 팔지 않는다. “인터넷이라는 게 누구든지 공유하라고 만든 것”이라는 지론에서다. 저가 편집 툴로 프로덕션 등에서 많이 쓰는 ‘Final Cut Pro’ 교재는 누구든지 내려받아 자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전체가 346쪽에 달한다.

지난 2004년 펴낸 ‘Avid Xpress DV & Pro’도 얼마든지 색깔을 넣어 비싸게 만들 수 있었지만 흑백으로 만들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후배들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대한 미디어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주말에는 강서구청 미디어센터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미디어교육을 했으나 최근 어쩔 수 없이 그만뒀다. 무료 강좌가 선거법 위반이라며 수강료를 받으라고 했기 때문인데 “돈을 받고는 하기 싫었다”는 게 그 이유다.        

■   최기홍 기자는?

두 번 입사한 ‘오리지널 카메라맨’

지난 81년 KBS 공채 8기 스튜디오 카메라맨으로 입사했다. 스튜디오 카메라맨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그는 이듬해인 82년 공채 10기 카메라기자로 재입사 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TV카메라기자협회장을 지냈고 현재 KBS 디지털뉴스룸 TFT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 영상 편집 기술을 다룬 ‘Avid Xpress DV & Pro’ ‘Final Cut Pro’ ‘영상편집 길라잡이’ (총9권)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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