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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벨스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 가지 것들
괴벨스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 가지 것들
[서평] 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지음/김태희 옮김/교양인 펴냄)

   
“프로파간다는 사랑과 같다. 일단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과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독일 제3제국의 선전장관이자 인문학 박사였던 요제프 파울 괴벨스(Joseph Paul Goebbels)가 남긴 일기의 한 구절이다. 국가사회주의노동자당(NSDAP·나치당)의 이념을 히틀러와 함께 완성시킨 그는 나치즘만이 패전국 독일을 구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그 확신을 자신의 재능을 통해 관철시켰다.

괴벨스는 1927년 나치의 정파지인 ‘공격(Der Angriff)’의 창간 홍보과정에서 현대 광고기법의 하나인 티저 광고(teaser advertising)를 활용했다. 1932년 총선에서는 소형 레코드판 5만장과 10분 분량의 유성영화를 다량 제작해 각 지방도시에서 선전전을 벌였으며, 1933년 국민계몽선전장관 시절에는 통신사와 방송사를 통합하고 ‘편집인 법률’을 제정해 신문과 잡지 발행인들의 인사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또 같은 기간 그는 ‘국민수신기’라는 이름을 붙인 보급형 라디오를 대량 보급해, 1933년에 25% 가량이던 라디오 보급률을 8년 만에 65%로 끌어올렸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괴벨스는 여성감독 레니 리펜슈탈에게 다큐멘터리 영화 <올림피아> 제작을 지시했고, 이 영화에선 슬로우 모션·수중 촬영·파노라마 공중 촬영 등 오늘날 일반화된 스포츠 촬영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한 베를린 제국방송사를 통해 올림픽 중계방송을, 방송시설을 갖춘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들을 대상으로 송출토록 했다.

실제로 괴벨스가 남긴 나치의 선전선동 정책은 전후 미국에서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을 통해 라디오 방송과 영화 등이 수용자들의 정치적 판단과 심리상태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이어졌다. 이같은 연구는 실험과 서베이를 통한 경험실증적 커뮤니케이션학의 전통의 기원이 됐다.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은 이러한 괴벨스의 행적과 생애에 대해 상세한 소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괴벨스의 선전선동정책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한 서적은 <독일 제3제국의 선전정책>(도서출판 혜안)과  <히틀러의 뜻대로>(도서출판 울력) 정도였다. 나머지는 히틀러 평전 류 내지는 일반 역사서의 일부분, 또는 군 관련 서적의 한 꼭지 정도의 수준으로 다뤄져왔다.

그러나 앞서의 모든 책들은 전승국인 미국이나 영국의 관점에서 쓰여진 2차 자료들에 기반한 공식기록이거나 당시 인물들의 증언에 기반한 개인적인 행보에 대한 것들인 반면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은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가 보관해온 1923년에서 1945년 사이에 괴벨스가 남긴 8만 여 쪽에 달하는 일기를 비롯해 각종 서신과 소송관련 문서 등 1차 사료에 의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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