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 한장에 카지노 소동

○…한장의 팩스가 언론계에 때아닌 ‘카지노’ 소동을 불렀다. 지난 4일 각 언론사 사회부에는 ‘백신숙’ 명의의 팩스 한장이 들어왔다. 발신자인 백씨는 지난 3일 2억 4천만원대에 달하는 카지노 도박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정원근 한보그룹 부회장의 장모.

백씨는 이 팩스에서 “사위가 96년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신문사 사장, 재벌그룹 회장도 함께 도박을 했다”며 사법처리의 부당성을 지적. 백씨는 친절하게 팩스 말미에 연락처까지 명기.

이 팩스가 각 언론사에 전달된 이후 일부 기자들이 확인 작업에 들어갔고 해당신문사측은 “말도 안된다. 정 부회장과 안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같은 부도덕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이를 부인.

한편 이 팩스를 보낸 백씨는 이틀후인 6일 즉각 팩스 내용을 번복하고 나섰다. 그는 6일 각 언론사에 송고한 두번째 팩스에서 “미확인상태에서 흥분한 채 팩스를 보냈다. 그러나 확인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본의아니게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기존의 주장을 완전 번복해 또다른 관심을 모았다.

김대통령, EBS방문 취소

○… 김영삼 대통령이 오는 25일 첫 전파를 발사하는 EBS 위성과외방송 개국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취소했다. 대통령 경호실 직원들이 EBS를 방문해 사전답사한 결과 장소가 협소한데다 노사간 단협결렬로 사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참석을 취소하게 됐다는 것.

이를 두고 EBS 직원들은 “우리가 무슨 문제아라도 되는 모양”이라며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개국행사를 치르기에도 협소한 공간이라면 방송제작엔 오죽하겠느냐”며 “청와대가 공간문제를 공인한 이상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빈축어린 전망을 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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