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업&미디어'는 최근 국내 주요 기업 100개사에 재직중인 홍보인 1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의식 및 홍보 실태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무기명)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다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업무상 '기자와 친구가 될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평소 회사에서 바로 퇴근해 집에서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는 경우가 '주 1~2회' 정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직업(홍보)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미디어 특별 취재팀>
 
■ 직업 만족도

연봉… “만족” 41% “그저 그렇다” 45%
타사 스카우트 제의엔 “옮기지 않겠다” 59%

   
홍보 담당자들은 자신의 직종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물었다.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의외로 만족 수치는 대단히 높았다. 응답자의 88%가 만족한다(11% ‘매우 만족’, 77% ‘만족’)고 응답했다. 홍보 업무의 중요성과 함께 홍보 담당자들의 자부심이 한껏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연봉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만족한다’는 응답은 41%로 떨어졌다. 홍보 담당자로서의 자부심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한 듯했다.   

만일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도 궁금했다.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안의 다른 부서와 다른 회사의 홍보 파트로 나눠서 각각 물었다.     

“2~3차례 스카우트 제의 오면 옮길 의향” 39%

먼저 회사 내부에서의 보직 변경에 대해선 ‘회사에서 발령낸다면 옮기겠다’는 의향이 50%로 ‘옮기고 싶지 않다’의 44%를 다소 앞질렀다.

외부에서의 스카우트 제의에 대해선 ‘전혀 옮길 생각이 없다’가 60%를 차지,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3차례 제의가 들어오면 옮기겠다"는 응답자가 39%를 차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준다면 옮길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기업과 홍보

“CEO, 홍보에 관심 많다” 80%
"인력 및 예산 부족" 애로 사항 ‘0순위’

   
퇴근 시간 이후 자기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저녁식사를 집에서 가족과 한다면 활용이 가능할 것 같아 그 횟수를 물었다. 결과는 대부분의 홍보 담당자가 ‘집에서 가족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토·일요일 제외)에 집에서 식사를 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가 14%를 차지했다. 1회와 2회라는 응답도 37%와 38%에 달해 일과 이후에도 여전히 업무와 연관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홍보 담당자들은 가능한 한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자신의 건강도 챙겨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인력 및 예산 부족도 홍보 담당자들의 첫번째 애로 사항으로 꼽혔다. 응답 비율은 37%였다. 이들은 인력이 보강될 경우 업무 과중에서 벗어나면서 나름대로 근무 시간 이후 자기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경영진의 홍보 마인드 부족, 가판 폐지, 언론 환경의 급변 등도 업무 개선 요인으로 들었다.  
  
홍보 업무의 중요성을 물었더니 ‘점점 커지고 있다’가 85%의 응답률을 보여 직종 만족도 못지않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전과 다름없다’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11%와 3%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홍보 잘 하고 있다” 80% 달해

   
홍보실 현황과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봤다. 우선 CEO 등 경영진의 홍보 파트에 대한 관심도에 대해 물었다. ‘아주 관심이 많다’가 52%와 ‘많은 편’이 28%를 차지, 경영층 역시 회사 홍보를 잘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홍보실 인력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회사가 26%에 달해 경영진도 홍보 분야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그렇다면 CEO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홍보 업무를 자신들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기 머리칼은 자신이 깎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 질문 자체가 조심스러웠지만 결과는 기우였다. ‘잘 하는 편이다’가 67%를 차지했고, ‘매우 잘 한다’도 12%의 응답률을 보일 정도로 자신들의 활약상(?)을 표현했다. 반면 ‘그저 그렇다’ 16%, ‘못하는 편이다’는 5%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기자실을 별도로 갖추고 있는 회사는 응답 회사의 5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개사 중 53개사가 출입 기자실을 통해 자신 있게 소식을 알리는 반면, 나머지 47개사는 홍보 담당자가 사안에 따라 기자들을 개별 접촉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기자들의 홍보실 방문 횟수는 하루 1~2명이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3~5명이 33%로 그 뒤를 이었으며 하루 10명 이상의 기자가 방문하는 회사도 9%에 달했다.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기삿거리를 제공한다는 응답이 84%로 단연 높았다. 

매스컴과의 교류 못지않게 다른 회사 홍보실과도 빈번하지는 않지만 가금씩 업무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 회사 홍보실과의 교류를 묻는 질문에 ‘가끔 한다’가 69%를 차지한 데 이어 ‘자주 한다’도 13%의 응답률을 보여 사안이 같을 경우 소속 회사를 떠나 공동 보조를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  홍보 현황

올해 홍보비… 동결41%·증가29%·감소25%
“내년 홍보 예산 증가 " 40%… 술자리 “2차까지” 41%
 

   
홍보실의 접대 문화를 점검해 봤다. ‘주요 고객’인 기자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어떻게 할까. ‘2차까지 간다’가 41%를 차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1차로 끝낸다’ 19%와 극소수지만 ‘3차 이상까지 간다’란 응답자도 있어 아직까지 ‘음주 문화’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저녁 술 대신 점심식사로 대체한다"는 응답도 36%에 달해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밤 늦도록 술을 마셔 다음날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홀가분하게 정담을 나누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최근 들어 홍보 담당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생긴 새로운 풍조인 셈이다. 게다가 가장 많은 광고비(45%)를 빼고 접대비가 33%나 줄어든 것도 이러한 변화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67% “광고·협찬 요구 늘었다” 

   
홍보와 관련한 업무추진비(접대비)에 대한 질문에서는 58%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접대비 비중이 ‘거의 그대로’라는 응답률이 58%로, ‘충분치 않다’와 똑같은 비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소폭 감소(22%)와 대폭 감소(4%)라고 밝힌 응답자가 대폭 증가(1%)와 소폭 증가(13%)를 앞질러 전체적으로는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광고를 포함한 홍보 관련 예산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 봤다. 이 설문에선 전년 대비 올해 예산이나 올해와 비교한 내년도 예산이 동결될 것이란 응답이 주류를 이뤘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어려운 경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광고를 포함한 홍보 관련 예산의 증감 여부를 알아봤다. 지난해와 비교해 ‘변동이 없다’는 응답률이 41%를 차지, 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0% 미만 증가 10%, 10~20% 증가 12%, 20~30% 증가가 4%였고 30% 이상 증가한 곳은 3%를 차지했다. 반면에 10% 미만 감소 8%, 10~20% 감소 12%, 20~30% 감소가 4%였고 30% 이상 감소한 곳은 1%로 조사됐다.

홍보 관련 예산이 증가한 회사들은 증가액의 상당 부분을 광고비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가 늘어났다고 응답한 회사는 54%였고, 언론사 등의 협찬 금액 증가(26%)와 접대비 증가(7%) 순이었다.

반대로 예산이 줄어든 회사들은 광고비 절감(45%)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리고 접대비가 줄어들었다(33%), 언론사 등의 협찬 금액이 감소했다(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내년 예산은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변동이 없을 것이란 응답률이 44%로 가장 높아 내년에도 홍보 예산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대폭 증가와 소폭 증가가 각각 6%와 34%를 차지하면서 소폭 감소(11%)와 대폭 감소(3%)를 앞질러 내년도 예산은 줄어들기보다는 다소 늘어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기사와 연계된 언론사의 광고 및 협찬 요구는 지난해에 소폭 증가했다고 지적한 회사가 44%로 나타나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대폭 증가도 23%나 응답, 광고 및 협찬 요구가 더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대동소이하다’가 23%로 비교적 높았고, 소폭 감소와 대폭 감소는 5%와 1%로 밝혀졌다. 

한편 홍보 업무 중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다양한 기삿거리 발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비율은 30%를 약간 웃돌았다.

뒤를 이어 자사의 경영 성과와 CEO에 대한 긍정적 보도가 25%를 차지함으로써, 자신이 ‘모시고’ 있는 최고 경영층 홍보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업 환경 및 변화에 따른 위기 관리, 기자 접대 및 관리, 사회 공헌 활동 홍보 등이 10%를 웃돌면서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   미디어 호감도

“기자와 친구 될 수 있다” 69%
“언론사 성향 바뀌었다” 87%

   
기자와 홍보 담당자는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결론은 ‘친구가 될 수 있다’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학연이나 지연을 떠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응답률이 69%를 기록, 10명 중 7명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될 수가 없다’는 17%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도 14%였다.

만약 친구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지를 물었다.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상호 신뢰를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응답 비율은 53%였다. 이를 바탕으로 홍보를 떠나 다른 부서로 이동한 후에도 상호 관계를 지속해야 하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스스럼없이 부탁할 수 있는 사이여만 더욱 긴밀한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응답들이 그 뒤를 이었다. 어떤 경우라도 학연이나 지연 등이 뒷받침되어야만 친구 사이가 될 수 있다는 응답자도 4%가 나왔다. 여전히 인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사실 근거없이 기사쓰는 기자, 가장 싫어”

이와 관련, ‘호불호(好不好)’ 기자 유형을 살펴봤다.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를 가장 선호했다. 응답률은 30%에 달했는데, 이는 풍문이나 추측 기사를 작성할 경우 곤혹스럽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인간적이고 친화력 있는 기자와 보도 자료를 잘 소화하고 지면에 반영해 주는 기자가 각각 18%를 차지했고, 홍보실 입장을 잘 이해해 주는 기자가 16%로 그 뒤를 이었다.

싫어하는 유형은 앞 설문의 응답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비난 일색의 기사를 쓰는 기자’가 40%의 응답률로 1위로 꼽혔다. 그리고 ‘홍보실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사 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기자’가 싫어하는 기자 유형의 두번째 리스트에 올랐다. 이는 기자들이 취재를 할 때 홍보실과 사전 교감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탁을 많이 하고, 접대 및 향응을 자주 요구하는 경우도 싫어하는 유형이라고 꼬집었다.      

매일 맞닥뜨리는 언론사의 성향은 어떠한지도 그들에겐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 비해 언론사들의 성향이 변했는지를 알아봤더니 ‘바뀌었다’는 응답이 주류를 이루었다. ‘많이 바뀐 것 같다’가 25%, ‘조금 바뀐 것 같다’는 62%의 응답률을 나타냄으로써 언론사의 태도가 종전에 비해 변화됐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응답자의 11%가 ‘종전과 마찬가지다’라고 답해 변화를 바라는 홍보 담당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판 폐지… “찬성 59%·반대 23%”

   
홍보 담당자들은 신문사의 가판 폐지 ‘찬성’에 59%의 지지도를 보여 다소 의외였다. 일부 메이저급 신문들이 가판을 발행하고 있지 않은 데서 비롯된 답변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또 이러한 견해는 가판을 체크하기 위해 자기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에 가판 폐지에 반대한다는 견해는 23%였고, ‘잘 모르겠다’도 18%의 응답이 나왔다. 이는 자기 회사에 불리한 기사가 나갈 경우, 적절히 대응치 못해 문책을 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홍보 담당자들이 가판 폐지를 찬성하는 이유로 든 것은 ‘선진 언론으로 가는 과도기로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응답 비율은 77%나 됐다. ‘언론사측에 수정 요구를 하지 않아서 좋다’가 18%, ‘야근이나 홍보 업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 3%를 차지해 생각보다 낮았다.    
    
가판 폐지에 반대할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예상대로 첫 번째 이유는 불리한 기사에 대한 대응책이 없다는 응답률이 50%였다. 그 뒤를 이어 기사의 오자와 탈자 예방이 어렵다는 점과 기사 예측 불가능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이 20% 전후의 응답률을 나타내 아직도 상당수의 홍보 담당자들이 가판의 필요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렇게 조사했다

'기업&미디어'는 주요 대기업 100개사의 홍보 담당자(홍보실 과장급~홍보 임원)를 대상으로 ‘홍보인 의식 및 홍보 현황’을 조사(조사 기간 7월 1~8일)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홍보인의 직업만족도, 홍보인의 애로 사항, 각 기업의 홍보 현황, 미디어에 대한 호감도 등에 관련된 총 32개 문항에 걸쳐 응답을 받았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홍보인이 갖는 직업 의식, 변화된 미디어관, 최고경영진의 홍보 마인드뿐 아니라 홍보인들의 고충과 의식 변화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비록 고달플지 몰라도 희망은 넘친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이 느끼는 직종 만족도는 무려 90%에 달했다. 홍보 담당자들은 비록 현재 상황은 힘들지 몰라도 비전을 갖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홍보 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하던 선배들이 최고 경영진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점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홍보인 자신에 대한 흥미 있는 답변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 7월 25일 발행된 자매지 월간 '기업&미디어(기업사랑)'  창간 3주년 혁신호(8월호)에 자세히 수록돼 있다.

미디어오늘i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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