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과 함께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도 호남 출신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고 있다. 특히 방송사보단 신문사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호남 인맥의 부상이 두드러지는 곳은 단연 한국일보. 나주 출신으로 목포에서 고등학교(목포고)까지 나온 박병윤 부사장이 지난 12월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데 이어 전북 완주 출신인 배기철 국차장이 1월 편집국장에 임명됐다.

한국일보는 이에 앞서 대선 직후 전북 부안출신인 최규식 정치부장 대우를 이종구 부장 후임으로 정치부장에 임명했었다. 이로써 사장-편집국장-정치부장 등 노른자위 직위를 호남 출신들이 맡게 됐다.

15대 대선기간중 국민회의 등 야권과 갈등 관계를 빚었던 중앙일보도 호남 출신 임원진들이 대거 승진됐다.

2월 인사에서 김경철 광고본부장(전북 김제)이 전무이사로 발탁됐으며 오홍근 판매이사(전북 김제)가 상무로, 문병호 논설위원(전남 영암)은 사장실장을 맡아 ‘DJ측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지난 1월말 차장급 이상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 조치와 함께 단행된 동아일보 인사에선 권순직 편집부국장 ·김충식 문화부장(전북 고창) 정도가 눈에 띈다. 동아는 대선 도중 정치부장에 민병욱 논설위원(전북 익산)을 임명한 바 있다.

김 부장은 전북 고창이 고향이지만 학창 시절을 목포(목포고)에서 보냈고, 민 부장은 6공시절 청와대를 출입했었다. 신문사에 비해 방송사는 최고 경영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인지 그다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호남 출신들이 많은 MBC와 CBS는 앞으로 추이가 예의주시된다. 특히 CBS 정치부는 데스크급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호남 출신으로, 지역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새정권 출범과 함께 출입기자들이 대폭 물갈이된 청와대 기자단에서도 동아·CBS·중앙일보 등이 호남 출신 기자를 내 보냈다. 호남 출신 언론인들은 대부분 고교 동문 모임을 갖고 있다. ‘유달회’(목포고), ‘전언회’(전주고),’광언회’(광주고) 등이 대표적인 언론계내 호남출신 고교 동문 모임.

호남 지역 고등학교 중 광주·전주고와 함께 3대 명문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광주일고 출신들은 유달리 조선일보에 많다. 강천석 편집부국장, 송희영 경제부장, 송양민 경제부 차장등이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 조선일보의 경우 평기자급에도 호남 출신 기자들이 적지 않다.

언론계의 경우 관료사회나 재계와 달리 호남 출신 인사들의 진출이 두드러진 분야. 상대적으로 지역 차별이 적고 업무도 출신지에 앞서 ‘학연’이 더욱 중시되어 온 경향이 강했다.

따라서 호남 출신 언론인들의 경우 ‘발탁 인사’라기 보단 ‘ 평상 인사’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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