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휘몰아치는 ‘북풍’은 그 ‘풍속’의 강도로 사람들의 얼을 빼놓고 있지만 아자커뮤니케이션의 박기영사장은 다른 이유로 허탈감에 빠져 있다.

‘흑금성’ 박채서씨가 자신의 회사와 연관돼 있다는 이유로 한동안 언론의 달갑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데다가 급기야는 상당수 언론이 자신의 사업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보도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상당수 신문과 방송이 아자커뮤니케이션의 방북 광고제작이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보도를 내보낸 것. 이 보도를 접한 박사장은 통일부로 즉각 확인에 들어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달받은 뒤 일보를 내보낸 연합통신으로 달려가 경위를 설명해 ‘정정용’ 후속기사를 이끌어냈고, 다른 언론사에도 항의전화를 걸어 보도내용이 잘못됐음을 주지시키고 정정을 요구했다.

박사장이 ‘방북 무산’ 보도에 대해 이처럼 분개하며 기민하게 대응한 것은 자신의 ‘사업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기 때문. ‘흑금성’ 연관설이 보도된 후 광고주들이 그간 진행돼 온 광고대행 계약 교섭을 전면 유보시켰는데 ‘방북 무산’보도마저 나와 사업의 존폐까지 위협받게 됐다는 것.

다행히 사업에 실제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보도의 여파는 크다. 박사장은 “북측에 해명자료 등을 전달해야 한다”며 이번 보도로 입은 상처가 너무 크다고 말한다. 박사장은 아자커뮤니케이션의 방북 광고제작은 개인적으로는 대홍기획 재직시절부터 8년여간 추진해온 ‘혼’이 담긴 사업이며, 국가적으로도 민족동질성 회복을 이루는 첩경이라고 말한다. “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북한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박사장이 아자커뮤니케이션의 방북 제작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또다른 이유는 외국 영상업체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 박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북한)은 마지막으로 남은 뉴스의 산실로 일본, 미국의 영상업체들이 집요하게 방북 제작을 요청해 왔으나 조선(북한)당국이 ‘민족주의’에 입각해 아자커뮤니케이션에 낙점을 찍었다는 것.

따라서 아자커뮤니케이션의 방북 무산은 결국 외국 업체들에게 어부지리를 부여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박사장이 이번 보도에 ‘분개’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보도가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외국 업체들을 웃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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