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이 790호(16일자 발행) 커버스토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조용기 목사에게 직격탄을 날리자 국민일보가 8일자 사설로 맞받으며 발끈하고 나섰다.

시사저널, "조 목사 헌금유용·병역비리·조폭과 친분·족벌경영"

   
▲ 시사저널 790호
시사저널은 790호 표지에 여의도순복음교회당 전경을 담고 <"조 목사께 묻습니다">라는 표지제목을 달았다. 세부 기사로는 <순복음교회 '헌금의 비밀'> <이단 시비 뚫고 최대 성전 일구다> <"교권 타락 막겠다"> <'큰 주먹'을 사랑하다> <헌법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가족과 사돈이 '교회 경영' 선봉> <세 아들은 신의 아드님인가> <소리 높여 '반공' 외치더니…> <발자국 없는 2백억원의 행방> <성전인가, 복마전인가> 등을 담았다.

시사저널은 <순복음교회 '헌금의 비밀'>에서 "교회연대가 다시 순복음교회 개혁을 거론하는 이유는 조목사의 전횡과 불투명한 시스템으로는 순복음교회에 미래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더구나 교회 당회장 은퇴를 2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조 목사가 다시 집권을 연장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 아들은 신의 아드님인가>에서는 조 목사의 세 아들인 희준 민제 승제씨 문제를 들며 "자식 문제 거론은 금기…스캔들·낙하산 인사 등 '물의' "라고 표현했다.

또한 <소리 높여 '반공' 외치더니…>에서는 "지난 10월 한 보수 집회에 참석한 조 목사는 '오늘 우리는 하나님께 조국과 민족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지켜달라고 부르짖기 위해 모였다'라고 말했다. 투철한 반공 정신과 안보 의식을 감안할 때 조 목사와 세 아들의 병역 기간이 통틀어 7개월 밖에 안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 목사는 7개월을 복무하다 의가사 제대했고, 세 아들은 모두 면제 처분을 받았다"고 병역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사저널은 조용기 목사가 조직폭력배 두목 김태촌·조양은과 절친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큰 주먹'을 사랑하다>에서 시사저널은 "조용기 목사의 폭넓은 인맥 가운데 유독 관심을 끄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김태촌씨와 조양은씨"라며 "조목사님은 아침 저녁으로 태촌이에게 안수 기도를 해줬고 우리는 목사님을 모시고 집회를 돌았다. 우리는 목사님 경호원보다 더 안쪽에서 경호했다. 행사 분위기를 잡는 것도 우리 몫이었다"라는 김태촌씨의 친구이자 서방파 부두목 손하성씨의 말을 전했다.

시사저널은 마지막으로 <성전인가, 복마전인가>에서 Y교회, K교회, 또다른 K교회, C교회 등(시사저널에서는 실명 보도)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불륜과 교회 돈 유용, 목사직 세습, 고소고발 등을 문제삼았다.

국민일보, "대형교회·국민일보 향한 불순한 음모 좌시 않겠다"

그러자 국민일보는 8일자 배달판에 <불순한 음모 좌시 않겠다>는 제목의 사설을 추가하고 시사저널 보도에 대응하고 나섰다.

   
▲ 국민일보 12월8일자 사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주간 '시사저널'은 16일자 최신호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를 재정 지원한 사실 등과 관련하여 마치 엄청난 비리나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며 "이 잡지는 국민일보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 일가가 교회 헌금을 빼돌리기 위한 기구로 이용이나 하고 있는 듯이 주장했다. 잡지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주요 대형 교회들을 복마전인 양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잡지가 비리의 증거나 되는 것처럼 열거한 사실들은 교회 내 일부 불만 세력 등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날조한 유언비어들이 대부분"이라며 또 일부 의혹들은 이미 사직 당국의 조사로 사실무근으로 확인되거나 필요한 조치들이 모두 끝나 더 이상 거론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시사저널의 보도에 대해 △중도보수 입장을 취하고 있는 대형교회에 대한 정치적 공격 △합리적 보수 기독교계 대변지 국민일보에 대한 타격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국민일보는 "어떤 정치적 또는 개인적 목적을 가지고 우리를 부당하게 억누르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아니 그 이상의 값을 반드시 치르게 하고야 말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국민일보 "악의적 보도에 법적대응"
시사저널 기자 "마지막 남은 성역 비판…후속기사 준비"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교회에서는 의견을 제시할 뿐, 대응 창구는 국민일보로 통일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의 한 중견간부는 "시사저널의 악의적 왜곡보도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작심하고 조용기 당회장과 그 가족들을 보도한 것에 대해 대부분 분개하고 있다"고 내부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시사저널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주진우 기자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남은 성역을 사회부 기자의 소명의식으로 비판했을 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며 "법적 맞대응과 후속기사가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주 기자는 또 "국민일보가 사설에서 '시사저널 고위인사의 개인적 감정 개입 의혹'을 제기했는데, 시사저널은 국민일보처럼 고위인사가 좌지우지할 만한 언론사가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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