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와 관련된 모든 대언론 홍보방침을 로우키(Low Key: 소극적 보도자제요청)로 정해 또다시 보도제한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언론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로우키란 자이툰부대와 관련해 국방부가 직접 기자들에게 소식을 알려주지는 않고 기자가 알고 문의하면 간단히 알려준 뒤 보도자제 요청을 한다는 정부 공보상의 홍보용어이다.

국방부와 NSC는 현지에서 한국군에 대한 테러첩보가 지난달 하순부터 계속 들어오자 지난 4∼16일 국방부 기자단의 현지취재시부터 언론에 대해 ‘로우키’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추석 직전부터 한국군에 대한 테러첩보가 나오기 시작해 지난 4일∼12일까지 국방부 기자단 현지취재시부터 우선 ‘로우키’를 적용했고, 12일 알카에다 산하 조직인 알 마시르가 ‘14일 이내 철수하지 않으면 한국군을 공격하겠다’는 구체적인 경고가 담긴 첩보가 알려져 NSC와 협의를 거쳐 로우키를 유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 22일 NSC회의에서 현지 자이툰부대원 교체를 위한 교대병력 출국 환송식(26일)에 대해서는 취재자체를 불허하기로 결정해 기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들 교대병력 480명은 공군 제58 항공수송단 소속 C-130 수송기를 타고 아르빌로 두차례에 걸쳐 이동할 계획이다.

국방부 남대연 대변인은 “테러 첩보가 늘어나 정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당초 언론사들이 국방부가 요청한 보도자제를 잘 이행해줘 약속대로 ‘자이툰 부대 안착’ 뒤 적극적인 취재협조를 하려했으나 정부와의 협의에 따라 로우키를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부대가 안착됐는데도 보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 국방부 출입기자는 “현재 정착단계여서 더 이상 보도 제한을 요청할 명분이 없는데도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방송사 출입기자도 “육로로 가는 것도 아닌데다 현지 경비태세가 안전에 우려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 지나친 기밀주의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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