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헌법재판소에는 방청객 수도 늘고 있고, 헌재 앞에서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는 시민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유사랑청년연합, 주권찾기 시민모임,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오전 11시 "국론을 분열시키는 수도이전에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권찾기시민모임 이기권 대표는 언론보도에 대해 "방송은 마치 헌재 결정에 따라 수도이전의 정당성도 결정되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기 때문에 수도이전에 정당성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 위해 나왔다"며 "헌재는 위헌여부에 대해 법리적으로만 판단할 뿐 당위성을 주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지난 6월21일부터 행정수도 이전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현재 40만명 정도의 서명을 받은 상태인데 애초 12월말쯤 선고가 나올줄 알았는데 한 달 앞당겨져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 피켓시위 "방송 정부홍보…조중동 보수우익 대변"

이 대표는 수도이전을 둘러싼 언론보도에 대해 "라디오에 홍보광고도 하는등 정부쪽에 편향돼있다.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한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비판하는 신문을 자기 적이라고 생가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중동이 보수 우익을 대변하는 신문이라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조중동이 터무니없이 보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나 여당을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회견을 할 때도 솔직히 주로 조중동만 취재를 하러 온다"고 덧붙였다.

11시 30분 현재 방청권을 받아간 시민은 모두 21명이다. 이들 중엔 50대가 넘는 장년층이 많았고, 대부분 행정수도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방청객 "수도이전 반대" "서울 수도권 편중 극복"

60대로 보인는 익명의 한 시민은 "수도이전에 관심이 있어서 나와다. 나라에 돈도 없는데 돈들여서 수도이전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합헌 결정을 내리는 재판관은 재판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등포에 사는 60대 박모씨는 "저번에(대통령 탄핵) 헌재에서 실수했고, 이번이 명예회복시킬 기회"라고 주장했다. 중구 신동당에 사는 20대의 김모 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데 수도 이전하면 공공기관도 이전하니까 이사를 가야하는 등 불이익이 있을 것같다"며 수도 이전에 반대 뜻을 분명히했다.

반면 서대문에 사는 40대 최모씨는 "당연히 이전하는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가한다. 국토가 고르게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서울 수도권에 편중돼있다. 이런 불균형이 차츰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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