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노사가 지난 23일(현지 시각)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24시간 파업이 빚어지는 등 2년이 넘는 논쟁적 협상 끝에 이뤄낸 합의다. 조합원들은 다음주 잠정안에 찬반 투표한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잠정안이 조합원 승인을 받으면 즉시 최대 12.5%까지 임금이 인상된다. 연간 10만 달러(한화 1억 3200만 원) 이하를 버는 노동자는 즉각 12.5%의 임금 인상률이 적용되며 연간 16만 달러(2억 1200만 원) 이상 버는 노동자는 임금이 10.6% 인상된다.

연 최저 급여도 약 3만7500달러(4975만 원)에서 6만5000달러(8622만 원)로 인상된다. NYT 노사는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근무하는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와 10년 근속마다 4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노사의 앞선 계약은 2021년 3월 만료되어 NYT 노조 조합원들은 2020년 이후 임금 인상분을 받지 못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조 소속 기자들의 중간 임금(중간값)은 대략 16만 달러(2억1000여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NYT 뉴스룸에 18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가운데 NYT 노조는 뉴스룸, 광고 부문 등의 인력 1500여명을 대표한다.

NYT 보도에 따르면, 빌 베이커 노조위원장은 “이번 계약은 우리 노력과 희생에 보답하는 공정 계약을 위해 분투한 모든 노조원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클리프 레비 NYT 운영 부국장은 노조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이번 협상의 시작부터 타임스 성공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여를 얼마나 소중하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계약에 합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NYT 노사는 지난 2년 동안 임금과 복지 개선 방안에 이견을 드러내며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협상을 더디게 진행하고 회사 이익을 구성원들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영진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서 신중한 예산 편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급여 인상, 건강 보험, 퇴직 급여 등에서 회사와 합의를 보지 못하자 노조는 24시간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1978년 이후 첫 파업이라는 데서 전 세계 언론계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달에는 조합원들이 주주총회장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조합원 1000명 이상이 서명한 편지가 NYT 발행인 겸 회장인 A.G. 설즈버거(Arthur Gregg Sulzberger)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편지 메시지와 의미는 “그만하면 충분하다”(enough is enough)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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