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KBS MBC의 보도에 ‘허위선전선동’ ‘조작방송’ 등의 비난을 쏟아내 온 국민의힘이 월간조선의 양회동 지대장의 유서 대필 보도가 가짜뉴스라는 필적감정이 나온 것과 관련해 “우린 관여하지 않는다”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해 논란이다.

건설노조 집회 시위와 이를 보도한 KBS의 보도 문제점을 매일같이 모니터링해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작 친여 성향 보수 매체의 건설노조를 향한 과도한 비난과 무책임한 보도행태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것은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실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당에서 가짜뉴스 문제를 많이 얘기하는데, 월간조선이 양회동 지회장 분신 관련해 유서가 조작됐다고 보도했다가 필적감정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와 오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가짜뉴스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한 기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에서 그 문제를, 지금 현재로서는 그 문제를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는 것은 모르겠습니다만 당에서는 내용을 확인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월간조선은 지난 18일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남긴 유서에 ‘대필‧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유서 3장 중 1장은 글씨체가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누군가가 양씨의 유서를 위조(僞造)했거나 대필(代筆)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는 “굳이 필적 감정을 하지 않고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확연한 차이”라고 썼다.

그러나 건설노조가 양 지대장이 남긴 4건의 유서와 생전에 쓴 활동수첩, 노조가입서, 지출자료를 한국법과학연구원에 맡겨 감정을 의뢰한 결과, 유서와 나머지 문서들의 기록은 모두 같은 필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한국법과학연구원(국제법과학감정원)은 결과서에서 △전체적 배자형태 △펜을 놀리는 방법 △획의 구성 △필순 △방향 △간격 △각도 △획의 시작과 끝 처리 △직선과 곡선의 특징 등에서 유사점이 현출된다고 밝혔다. 한국법과학연구원은 “특히 동일글자의 세부 자획에서 상사(相似‧서로 비슷함)하게 나타나는 특징”이라며 “상사한 필적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이희일 한국법과학연구원 감정인은 ‘상사’의 뜻이 “주어진 감정 조건에서 같은 필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