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포털 다음의 조직을 분리해 15일 사내독립기업(CIC : Company in Company)으로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는 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검색 및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음 서비스의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성과를 내고자 다음사업부문을 CIC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다음 서비스만의 목표를 수립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포털 다음 로고
▲ 포털 다음 로고

카카오에서 분리될 ‘다음 CIC’ 대표는 황유지 다음사업부문장이 맡는다. 황유지 부문장은 네이버 출신으로 카카오 서비스플랫폼실장을 지냈다. 

CIC는 회사 내에 독립 법인을 만드는 형태다. 같은 회사 내에 있지만 예산, 인사 등 사업 전반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카카오는 CIC 전환을 통해 인공지능 연계 사업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기술 선도적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운데 카카오도 AI 연계 서비스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포털 뉴스가 연일 정치권의 공세를 받고 있고, 포털 다음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CIC 설립은 장기적으로 분사와 매각을 위한 포석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서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등 자회사가 사내 CIC로 출범 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전례가 있다.

▲ 디자인=안혜나 기자
▲ 디자인=안혜나 기자

장기적으로 매각이 이뤄질 경우 온라인 뉴스 생태계에 변화가 예고된다. 양대 포털 뉴스 서비스의 수익성이 높지 않고 정치적 위험부담이 커 인수 사업자가 포털 뉴스 사업을 지속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의 뉴스 사업 개편이 이뤄지면 네이버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양대 포털은 그동안 연예/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 실시간 검색어, 알고리즘 뉴스 배열, 언론사 구독페이지 도입 등 서비스 개편을 유사한 방향으로 해왔다.

카카오는 매각이 목표가 아닌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이 있다거나 염두에 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매일경제 등 언론은 카카오 CIC 추진 소식을 보도하며 포털 다음 점유율이 5.4%에 그친다는 NHN데이터의 2022년 4분기 자료를 인용했다. 다만 정확한 검색 점유율은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NHN데이터측은 미디어오늘에 “데이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2022년 4분기부로 검색 유입 점유율 집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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