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상암동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감사원을 비판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의 피케팅 모습. ⓒ언론노조 MBC본부
▲지난 13일 서울 상암동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감사원을 비판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의 피케팅 모습. ⓒ언론노조 MBC본부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감사원 인력이 드나들고 있다. 감사원이 본감사를 앞두고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2일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접수된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청구에 대해 감사 실시를 결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세금 한 푼 지원되지 않는 상법상 주식회사인 MBC의 경영적 판단에 관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MBC 장악을 위한 감사원의 정치적 감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움직였다. 안형환 부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안형준 신임 MBC 사장의 주식 차명 소유 의혹을 언급하며 “방통위가 방문진 검사 감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재 상임위원은 “사장 선임 전 (안 후보의) 의혹 제보가 방문진으로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문제가 전혀 거론 안 된 상태로 사장에 선임됐다”며 검사‧감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는 회계감사”라며 방통위 감독과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두 상임위원은 향후 상임위원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방통위가 방문진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으며, 방문진 사안은 담당 국장 전결 사안이고 위원회 공식 의결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2017년 방통위가 방문진 검사‧감독권을 이용해 MBC 관리‧감독 자료 등을 방문진에 요구했던 선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두 위원 입장은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김창룡‧김현 상임위원과는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 다수 이사들은 방통위의 검사‧감독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2017년에도 다수 이사들이 “방통위 검사‧감독권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선 사례가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도 방문진을 겨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만간 선임될 MBC 감사 후보들이 자격 미달이라며 “MBC 감사가 되려는 자들이나, 이들을 심사하겠다는 방문진은 대부분 감사 대상자들이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다수 이사들은 MBC를 민노총이 영구 장악하게 만드는 짓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이어 “(MBC 지분 30%를 소유한) 정수장학회가 비상식적 MBC 감사 선임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면 MBC 감사까지 언론노조 손아귀에 넘어가는 일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