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의 메타버스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일방향성’에 그치고 ‘발 들여놓기’ 정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지현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 기자는 석사학위 논문 <국내 언론사의 메타버스 활용에 관한 연구>를 통해 국내 언론사의 메타버스 활용을 조명했다. 

논문은 한국 언론의 메타버스 활용을 △플랫폼 활용 △콘텐츠 제작에 활용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 활용 병행 세 가지로 분류했다. 

‘플랫폼 활용’은 제페토 등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 내에서 언론이 행사를 하거나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제페토에서 아바타 기자가 뉴스를 전달하는 매일경제의 ‘가상기자 제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콘텐츠 제작 활용’의 경우 방송사들이 메타버스 요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엄마가 딸(가상인간)을 만나는 콘셉트의 MBC ‘너를 만났다’, ‘아바타 복명가왕’, MBN ‘아바타싱어’ 등이 메타버스를 콘텐츠 제작에 접목한 사례다. 두 방식을 혼합한 사례는 KBS ‘뮤직뱅크’, JTBC ‘뉴페스타’ 등이 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이들 콘텐츠에는 ‘의미’와 함께 ‘한계’도 공존한다. 논문은 “단순 플랫폼 활용은 비용적 측면과 Z세대 유입엔 긍정적일 수 있으나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고,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은 메타버스 특징 중 상호작용성은 살리지 못한 일방향성 콘텐츠로 많은 제작 비용 부담이 한계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소극적 태도’, ‘수익성 문제’, ‘언론 인력 등 투자 문제’ 등을 지적했다. 논문은 “현실은 메타버스라는 환경의 도래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수용하고 활용하는 데는 대부분 적극적이지 못하고 생색내기 내지는 발 들여놓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논문에서 인터뷰한 A 관계자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수익이 나지 않고 있고 수익화 시스템도 안 돼 있다. 플랫폼의 수익화 모델이 확실하게 정립되고 활성 이용자 수가 유튜브 수준이 되어 광고가 들어오고 거기서 분배가 가능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협업을 하는 등의 레퍼런스를 쌓아가면서 업계의 미래 방향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B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도 지원이나 힘을 실어준다든지 이런 게 어렵다. 제일 중요한 건 광고나 구독 모델 콘텐츠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용자들이 많이 모이고 몰입도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반응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선거방송 홍보
▲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선거방송 홍보
▲ 매일경제의 가상기자 '제리'
▲ 매일경제의 가상기자 '제리'

그럼에도 언론이 메타버스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C 관계자는 “환경 변화에 대한 체감 정도가 올드미디어는 낮고 그동안 하던 일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방송이) 지금 당장의 이익이 되는데 다른 걸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시도는 할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이 많은 부분에서 하던 것만 하다 보니 많이 놓쳐왔다”고 했다.

논문을 작성한 이지현 기자는 “메타버스 활용 범위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넓어지고 주목 받는데 언론사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기존 미디어 영향력이 축소되는 환경에서 대응하지 못해 도태되는건 아닌지 생각이 들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는 “전문 인력 문제, 비용 문제, 소통 문제, 아바타 활용 문제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콘텐츠 생산을 촉진해야 하고 비용 투자와 메타버스 지식을 갖춘 언론인 양성에 힘써야 한다. 또한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 생산, 소비자와 소통을 하고 나아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작해 메타버스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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