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이번 경선 토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또는 ‘날리면’ 비속어 논란에 대해 상대 후보자에게 ‘어떻게 들리느냐,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겠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자신은 당연히 바이든이라고 생각하는데, 김기현 의원을 빗대어서는 날리면이라고 답변할 것이고, 다른 후보인 안철수 의원의 경우 바이든과 날리면 둘 다라고 답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 질문이 경선토론회에서 나올 경우 제대로 답변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대표였다면 그 문제를 정상적으로 얘기하자고 하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조심하자고 하고 끝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논란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질의에 이준석 대표가 토론회에서 이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들어 “이거 안 그래도 사실 토론에서 써먹으려고 그랬는데 전략을 다 노출하고 다니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준석 대표 너무 신나가지고 저는 이렇게까지 도와줄 줄 사실 몰랐다”고 설명했다. 천 위원장은 “저는 당연히 바이든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귀가 아니라 전후 맥락상 바이든일 것”이라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이 질문의 성격을 두고 “이게 우리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질문”이라며 “한 후보는 날리면이라고 할 것이고 다른 한 후보는 바이든일 수도 있고 날리면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천하람 당협위원장이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경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꼭 하겠다면서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질문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천하람 당협위원장이 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경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꼭 하겠다면서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질문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틀 전(6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유튜브 연장방송까지 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김종배의 시선집중 본 방송 말미에 돌연 “안철수 후보는 바이든이라고 들었습니까? 날리면이라고 들었습니까? 전 이번에 토론회에 무조건 나온다고 본다”며 “전당대회 토론회에. 왜냐하면 이런 것을 국민들이 알아야 된다, 할 말 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를)”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튜브 연장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그 질문했을 때 우리 당에서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 몇 사람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이 뭐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이 전 대표는 “알잖아요. 이렇게 능청스러워서야”라고 답했다.

바이든 날리면 논쟁 당시 당 내 분위기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삼국지와 고사를 종종 인용한다는 점을 들어 “재미있다. 지록위마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당 대표직을 수행했다면 어떻게 얘기했겠느냐’는 질의에 “정상적으로 얘기하자고 했을 것”이라며 “그게 보면 사적 대화니 조심하겠다고 하고 끝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당에서 그렇게 나왔다면 조정될 여지도 있었겠다고 보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제가 당대표하고 있을 때는 모든 게 하나였다. ‘상식적으로 판단하자’ 플러스 ‘나중에 총선 생각해서 그런 포석을 깔자’는 거였다”며 “똑같은 상황 된다고 했으면 그렇게 갔을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천하람 위원장은 8일 방송에서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공천학살이 우려된다면서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경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날리면 질문이 꼭 나올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이 문제에 제대로 답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경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날리면 질문이 꼭 나올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이 문제에 제대로 답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천 위원장은 첫째로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윤핵관표 공천이라고 하는 딱지가 붙어 있다면 총선은 해보나마나다. 그렇게 하기도 전에 져 있다”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천학살과 관련해서 굉장히 볼썽사나운 말 바꾸기들이 득세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위원장은 “서로 경쟁적으로 충성경쟁을 하고 있는데, 막상 총선에서 충성경쟁한 사람 중 일부 밀려나가게 되면, 그때 갑자기 대통령을 저격하고 윤핵관을 비판하면 그 후보들도 우스워지고, 당과 대통령까지도 굉장히 우스워지게 된다”며 “그런 상황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천 위원장은 ‘윤핵관’, ‘윤심팔이’ 표현을 제한하고 있는 대통령실을 두고도 “지금 대통령실이 윤심팔이에 대해 굉장히 안 좋게 생각하면서 그것을 어떤 특정후보에게만 마치 상표권 부여하듯이 당신만 쓸 수 있다는 인증서를 주려고 한다”면서 “윤심팔이가 대통령에게 나쁘겠느냐. 기분이 좀 나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과 힘을 합치겠다’, ‘대통령과 잘해 나가고 싶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다’라는 윤심 호소가 많아질수록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은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의 정치적인 폭은 더 넓어지고, 여당 안에서라도 충분하게 포용하고 확장하고 공존해야 되는 거 아니겠느냐”며 “이걸 특정후보에게 (부여)하는 순간 축제여야 할 전당대회가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 그 인증서를 못 받은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는 너무나 무서운 전당대회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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