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MBC사장 후보자를 3인으로 압축하는 1차 면접(2월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조합원 대상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 354명이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참여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차기 사장이 대외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2개 선택)로는 ‘미디어 환경 변화 속 MBC 경쟁력 확보’(324명), ‘MBC의 공정성 및 신뢰성 제고’(205명)가 주요하게 꼽혔다. 차기 사장이 내부 경영 과제로 추진해야 할 과제(2개 선택)로는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203명), ‘적재적소, 능력에 따른 인사’(182명)가 주로 꼽혔다. 

차기 사장의 자격을 평가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2개 선택)로는 ‘의사소통 의지와 실행 능력’(262명), ‘과거 업무 성과와 경영 능력’(192명)이 주로 꼽혔다. 차기 사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2개 선택)으로는 ‘공정성’(268명)과 ‘진취성’(260명)이 꼽혔다. 차기 사장의 결격 요소(2개 선택)로는 ‘근로조건 악화 및 노사관계 훼손’(222명), ‘경영 마인드 부재’(220명)를 주로 꼽았다.

MBC를 둘러싼 외부의 공세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답변이 69.5%, ‘항상 있었던 수준과 다르지 않다’는 답변이 21.2%로 나타났다. 조합원 10명 중 7명은 정부 여당의 ‘가짜뉴스’ ‘편파방송’ 공세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 현 상황에서 차기 사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외압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보도와 제작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답변이 46.9%, ‘외압의 부당성과 회사의 입장을 적극 알리고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는 답변이 44.4%로 팽팽했다.  

이번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답변이 45.2%, ‘부정적’이란 답변이 22%였다. 긍정적으로 본 이유는 ‘시민평가단 도입’ 때문이라는 답이 50%로 가장 많았고, 부정적으로 본 이유는 ‘내부 구성원 의견 반영 절차 부재’ 때문이라는 답이 42.6%로 가장 많았다. 

MBC본부는 6일자 노보를 통해 이번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방송문화진흥회를 향해 “최근 방문진이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20년 사장 선임 과정에 실시했던 종사자 공개 질의를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힌 뒤 “향후 시민평가단의 정책토론회, 최종 면접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 반영 및 참여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MBC사장 지원자는 △강재형 현 아나운서국 소속 국장 △권순표 현 MBC 뉴스룸 선임기자실 소속 국장급 △김석창 전 MBC 문화사업국장 △김원태 현 MBC감사 △문호철 현 MBC 심의팀 소속 부장급 △박성제 현 MBC사장 △안형준 현 MBC 메가MBC추진단 소속 부장급 △유재용 현 안동MBC사장 △이윤재 전 MBC아나운서국 부장급 △이은우 현 MBC 심의팀 소속 국장급 △이재명 현 MBC 송신팀 소속 부장급 △조창호 현 MBC 뉴스포맷분석파트 소속 부장급 △허태정 현 MBC 콘텐츠협력2팀 소속 국장급 등 모두 13명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들 중 문호철‧조창호 지원자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문호철 지원자를 가리켜 “적폐 경영인 김장겸과 함께 MBC를 극우세력의 대변인이자 기관지로 전락시키며 MBC를 파괴한 주범”이라 비판하며 “그가 보도국장으로 있던 2017년 대선 보도는 총체적 부실과 노골적 편향으로 최악의 대선보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조창호 지원자를 향해서는 “적폐 경영진 안광한 전 사장 밑에서 비서실장으로 일하며 표적 징계‧부당 전보 등 노조 파괴와 블랙리스트 등 부당노동행위를 묵인했으며 김장겸 체제에서는 시사제작국장으로 탐사저널리즘 말살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사장 선거와 관련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뒷배를 이용하는 후보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방문진은 7일 정기이사회에서 면접 평가를 통해 정책토론회에 참여할 후보자 3인을 뽑는다. 3인은 18일 시민평가단 정책발표회에 나서고, 평가단은 최종후보자 2인을 이사회에 추천한다. 방문진 이사회는 21일 투표로 신임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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