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가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져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경우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가결될지 예측 못한다”, “아예 일반인처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방안 등 이견이 나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가결 가능성을 묻자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까는 진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저조차도 이게 무조건 100% 부결될 것이다 혹은 무조건 가결될 것이다라고 단언하기가 참 어렵다”며 “의원들은 판단할 것이거든요”라고 했다. 그는 “과연 이재명 체제로 가는 것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가결시킬 경우) 만약에 이재명 의원을 체포가 될 수 있게끔 우리가 돕는 거잖느냐”며 “만약에 가결이 될 경우에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고 의원은 “민주당 당원은 물론 당에 대한 심판이 일단 첫 번째로 큰 물결로 다가올 것”이라며 “그것이 더 나은가, 아니면 부결 시켜서 (가는게 나은가)”라고 했다. 이재명 체제가 무너지면 누가 대표가 될 지는 안개 속에 있고, 마땅한 사람도 지금 떠오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와도 부결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사진=SBS 김태현의 정치쇼 갈무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와도 부결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사진=SBS 김태현의 정치쇼 갈무리

 

이 같은 전망은 큰 표차로 부결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과는 달라 주목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 내부는 아니지만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본 외부의 의견도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BBS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과 전화연결에서 “제가 볼 때는 체포동의안 날아오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대표가 구속되는 것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사실 더 좋다. 아니면 내년 총선 때까지 이재명 당대표 체제로 가면 저 당이 온전하게 남아 있겠느냐”고 해석했다. 그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민주당 의원들 입장에서 이 대표가 차라리 구속되는 게 (낫다고 보고)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최소한 35표 이상 찬성표가 (민주당에서도)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되레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일반인처럼 영장실질 심사를 받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적어도 우리가 방탄 논란을 벗어나려면 더 ‘고고도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해나가야 한다”며 “변칙적으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과거에도 있었던 사례를 보면 그냥 영장 실질 심사에 바로 출석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나는 걸어가겠다는데 저 검찰은 왜 갑자기 체포 영장을 보내느냐? 이거죠. 이재명 대표가 한 번, 두 번, 세 번. 뭐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이라도 검찰이 오라고 하면 ‘그래, 가겠다’ ‘수사를 피한 적도 없고 증거를 인멸할 것도 없고 도주할 우려도 전혀 없다’고 하면 왜 굳이 영장이냐”며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사법적 대응을 어떻게 할 건지의 문제”라며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와 상식에서 호소할 건 호소하고 선택할 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영장이 청구됐을 때 아예 일반인처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영상 갈무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영장이 청구됐을 때 아예 일반인처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영상 갈무리

 

특히 이후 이 대표가 기소가 될 경우 당 직무 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한 당헌 80조의 적용도 절차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저는 이걸 안전 장치라고 이야기 해왔다”며 “당이 개인의 사법적인 리스크를 당 전체의 리스크로 위험으로 빠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대국민 약속 조항”이라며 “우리 내부 문제니까 우리끼리 그냥 대충대충 하면 돼. 이렇게 했다가는 큰일 난다”고 밝혔다. 그는 절차대로 해야 한다면서 “당에 있는 시스템인데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장외집회 문제를 놓고 박 의원은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것을 극복하는 건 목소리를 크게 하고 장외 집회를 여러 번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건 민심을 얻는 일이고, 민심을 얻어 총선에 승리하면 사는 거지만 이기지 못하면 이재명도 죽고 당도 죽는다”고 경계했다. 그는 “규탄만 하는 것으로는 민심을 얻기는 어렵고, 오히려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당내 중진이자 비명계의 대표적 인사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이 백가쟁명과 혼란이 있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지금처럼 당이 안정돼 있고, 단결돼 있던 때가 없었다고 생각된다”며 “과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당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 혼란 속에 있었는데, 참 이게 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우리 당의 정체성과 비전 이것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정말 백가쟁명, 어떤 혼란과 이런 것도 저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구속이나 기소에 따른 유고 상황이 발생해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히는 발언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민주당의 길 2차토론회에 모두 발언에서 당이 백가쟁명과 혼란의 상황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민주당의 길 2차토론회에 모두 발언에서 당이 백가쟁명과 혼란의 상황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에 고민정 의원은 1일 “그 말도 일리가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가 당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있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데, 다만 그것이 민주당이 하고자 하는 난방비 폭등에 대한 대책이라든지 ‘이란 적’ 발언에 대한 외교 문제라 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그게 모든 사안을 잡아먹어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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