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그는 12시간 반 만인 오후 11시 귀가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 후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검찰답게 역시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굳이 추가 소환을 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 또 하고, 제시한 자료 또 제시하고, 질문을 지연하는 이런 행위야말로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민주당 유튜브 델리민주
▲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민주당 유튜브 델리민주

이번 검찰 조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이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이 대표를 겨냥해 “이런 당당한 피의자 본 적 없다. (이 대표는) 정치 검찰이 사건을 조작하며 사법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며 핏대를 세웠다. 사법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법치와 정치의 개념과 시스템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벌써 수개월째 야당 대표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뉴스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며 “억울한 점이 있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의연하게 대응하면 될 일이다. 특권이란 특권은 다 누리면서도 ‘검찰이 피의자 인권을 짓밟는 현대사에 볼 수 없던 행태’를 보인다며 선동하기 바쁘다”고 주장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자신의 수많은 범죄 혐의 재판도 문제지만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장남의 상습 도박 혐의와 불법 성매매 의혹까지 온 가족이 사법 리스크에 엮여 있는데 이 대표는 이 모든 사안을 다 정쟁으로 끌고 갈 심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아 1분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는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야당 대표 한 사람으로 인해 국회가 또 제 역할을 못 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이토록 짧은 시간에, 이토록 철저하게 정치를 유린하고 나라 미래를 위협하는, 이런 사람 본 적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은 제시한 자료를 다시 보여주거나 공문서에 쓰인 내용의 의미를 묻고 묻는 등 소모적 질문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지적한 뒤 “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한 번 더 세우기 위해 조사를 지연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검찰 수사 목적이 대장동 비리 진상 규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정적을 제거하는 데 있다는 것이 조사를 거듭할수록 드러나고 있다”며 “물증도 없이 범죄 피의자 증언과 전언만으로 야당 대표를 두 차례나 불러 조사한 것도 부족해 또다시 소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런 검찰 행태는 검찰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며 검찰 개혁 당위성만 입증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증거도 없이 선거에서 경쟁했던 상대 후보에 수십 명의 검사를 투입해 조작 수사를 하고 없는 죄를 만들면 그건 깡패인가. 검사인가”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검사가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이지 검사인가”라고 한 발언을 되돌려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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