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88억 원 삭감된 서울시의 TBS 출연금이 최종 확정됐다. TBS는 내년부터 인건비 수준의 예산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을 편성해야 한다. 추경 가능성이 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 지난달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유진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달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유진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시의회는 1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역대 최대 규모인 47조 원 상당의 2023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의결했다.

전체 예산만 최대 규모일 뿐 TBS 예산은 기존의 88억 삭감안 그대로다. TBS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2021년 출연금이 전년 대비 55억 원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TBS는 내년 출연금으로 412억 원을 요청했지만 시는 절반가량인 232억 원만 반영했다.

이는 예상된 결과였다. 예산 삭감을 주장한 국민의힘 측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 전체 112석 중 76석은 국민의힘, 나머지 36석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번 예산안은 재석 93명 중 찬성 70명, 반대 15명, 기권 8명으로 통과됐다.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기본적인 재난방송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50억 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 서울 TBS 사옥.
▲ 서울 TBS 사옥.

TBS의 올해 인건비는 230억 원 수준이다. TBS 구성원들은 월급을 제하고 나면 프로그램을 제작할 돈이 없다고 우려했다.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 지부장은 13일 미디어오늘에 “자체 수익을 만들라고 하는데 물건을 만들어야 팔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인건비도 기본급만 줄 수 있는 상황이고 더군다나 분할로 들어와 매달 20억이 좀 안 될텐데 제작이 불가능하다. 증액이 필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16일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등과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가 주최한 문화연구 세미나에 참석한 유선영 TBS 이사장은 “예산을 계산해보니 7개월 밖에 연명하지 못한다. 올해도 어려웠는데 이제 정말 나무 뿌리라도 삶아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232억 원으로는 인건비도 안 되는데 제작은 또 해야 하고 운영비와 임대료까지 내야 하는 현실이다. 결국 돈이 가장 중요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불씨가 남아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13일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추경에서 더 삭감할 수도, 증액할 수도 있고 안 되는 건 아니다”라며 “아직 내부에서 (추경 조건에 대해) 얘기가 된 것은 없다. 서울시하고 TBS하고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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