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더탐사’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 당사자인 첼리스트 A씨가 지난 8일 TV조선 인터뷰에서 “(청담동 술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한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A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도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꺼낸 미확인 주장이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19일~20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 회동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첼리스트 A씨가 전 남자친구 B씨에게 발언한 내용을, B씨가 더탐사 등에 제보하면서 확산됐다. 한 장관은 김 의원 의혹 제기에 “내가 그 자리에 있거나, 비슷한 자리에 있었다거나, 그 근방 1㎞ 안에 있었으면 장관직을 포함해 향후 어떤 공직이라도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겠느냐”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의혹 제기를 위해 “더탐사와 협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민주당은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김성환 민주당 의원), “반드시 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박찬대 민주당 의원)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첼리스트 A씨가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다 거짓말이었다”고 밝히며 민주당은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정농단’에 비유했던 김성환 의원도 지난 6일 “첼리스트가 경찰에 가서 한 이야기가 진실인지, 원래 남자친구에게 말한 내용이 더 객관적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했다.
TV조선 탐사보도 프로그램 ‘세븐’은 지난 8일 방송에서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재차 확인했다. A씨는 TV조선 취재진에 외도를 의심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거짓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공연하러 가고 청담동 바(Bar)라고 나오는 곳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을 본 적은 없다. 그 자리에서 늦으면 변명할 거리가 없으니까 대통령이나 장관 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 걸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남자친구한테 거짓말한 건데 그게 통화 녹음되는지 전혀 몰랐다”며 “이런 식으로까지 다 알 만큼 세상에 (통화 내용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죄책감이 많이 든다”고 했다.
의혹을 최초 제기한 김의겸 의원은 이 방송에서 TV조선 취재진에 “(더탐사와) 협업이라는 건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였다”며 “그분(A씨)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거니까. 그건 그때 가서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일단 이 건은 이렇게 접고”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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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과 달리 더탐사 측은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강진구 더탐사 기자는 이날 방송에서 “(A씨가) ‘내가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와 같은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찰에 가서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라고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기자는 “의혹이 존재한다고 사실로 믿을 만한 합리적 의심이 있으면 보도 진실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방송에서 최지원 TV조선 기자는 “정치권의 무분별한 폭로로 시작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경찰 수사로 넘어갔다”며 “사실 확인도 안 된 내용으로 소모적 논쟁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은 어떨지 의혹 제기 당사자들은 한번쯤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