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진 SBS 앵커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반대한다면 자신들의 대안이 뭔지 내놓아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주 앵커는 이에 대한 신속한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에도 “집권 5년 내내 하지 않다가 야당 때 하자는 것은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영진 앵커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방송법 개정안 논란에 양당에 모두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대전환언론특보(행정사) 출신인 김상일 정치평론가가 방송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에게 “문제는 여당일 때 야당일 때 똑같았다”, “민주당만 그런 것은 아니다. 자기들이 이익이 있을 때 어느 당이든 그래왔다”고 밝히자 주영진 앵커는 “그래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주 앵커는 “국민의힘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으나 그럼 국민의힘이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어떤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아직까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성중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가 대통령직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 시절인 지난 4월28일 “지배구조를 개선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영방송을 만들겠다. 현 정권의 방송장악과 과장‧왜곡 보도 등으로 인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영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는 민주당의 여러 가지 주장, 또 여러 노조라든지 방송관계자들의 주장, 이런 걸 다 종합해서 미디어혁신위원회에서 다시한 번 검토(하고), 방향을 정하고 앞으로 추진해나갈 그런 계획”이라고 밝혔던 과거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영진 앵커가 지난 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모두 비판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갈무리
▲주영진 앵커가 지난 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모두 비판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갈무리

 

그러면서 주 앵커는 “여당이 저렇게 약속을 한 것이 4월인데, 지금 12월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 (1~2주 됐는데) 국민의힘이 모를 리가 없지 않느냐”며 “국민의힘 차원에서 ‘우리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는 이런 것’이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전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국민의힘이 대안을 만 드는 속도가 조금 늦었다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할 수 있다”며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글로벌 경제위기나 대외경제여건이 안좋아지면서 집권 여당의 우선순위가” 밀렸는데, 이와중에 방송법을 밀어붙이리라 생각 못했다고 해명했다.

장 이사장은 “박성중 간사가 (이번 회기에) 내놓은 법안은 이미 있고, 그 원안은 2016년 민주당 발의했던 법안으로, 거기로 돌아가자는 시간적 공간이 필요했는데, 지금 저희가 화물연대 글로벌경기 신경쓰는 동안 정청래 위원장, 민주당 위원들은 박성제 사장 같은 사람 평생 MBC 사장 만들어주는데 혈안이 돼 있다 보니 이런 식으로 날치기할 지는 미처 몰랐다”고 답했다.

이에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국회의 상임위 마다 주요 이슈가 있는데, 이걸 국정 (주요 과제) 신경쓰느라 그 상임위에서 소홀히했다? 그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론했다.

주영진 앵커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주 앵커는 민주당이 2016년 야당 시절 박홍근 의원이나 우상호 의원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과거 영상을 제시하면서 “6년전에 이렇게 큰소리로 방송법 개정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 민주당 정부 5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앵커는 “(야당이 되고서야) 지금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국민들 보기에 본회의까지 통과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국민들에게 ‘면목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못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상일(왼쪽) 정치평론가와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지난 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일 국회 과방위에서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논쟁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김상일(왼쪽) 정치평론가와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지난 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일 국회 과방위에서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논쟁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에 김상일 평론가는 “그래서 정치는 국민을 보고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그때 왜 그랬냐면, 과거 이명박 정부 때 MBC 사장 공영방송 사장 낙하산으로 꽂고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해서 기존에 일 잘하는 기자들을 탄압 했다. 그것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민주당이 또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평론가는 “이게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나 정적을 무력화하거나 꺾을 수 있으면 된다’, ‘이것이 선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정치를 자기 이익만을 해서는 안 된다. 조금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면 합의가 왜 안되겠느냐. 중립적인 공영방송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주 앵커의 비판에 일부 동조했다.

주영진 앵커는 “민주당은 명분을 어떻게 내세우고 국민을 설득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국민의힘도 확실한 대안을 갖고 ‘왜 이 법안이 문제가 우리가 갖고 있는 대안은 이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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