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전국 16곳에서 동시에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 올해 말 안전운임제 종료를 앞두고서 안전운임제 지속추진과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면서 6개월 만에 다시 파업에 나선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해 화물차 기사의 과로 과속 과적 운전을 막기 위한 제도로 2020년부터 3년간 시행됐다. 국회가 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부칙 규정에 따라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 종료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현재 컨테이너·시멘트에만 적용되는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6월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 약속을 받고 8일 만에 총파업을 종료했다. 정부와 여당은 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22일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고 품목확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5일 아침신문 1면
▲25일 아침신문 1면
▲25일 한겨레 1면
▲25일 한겨레 1면
▲25일 중앙일보 1면
▲25일 중앙일보 1면

한겨레는 “전국에 있는 42만여대의 화물차 가운데 6.2%만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는다. 일몰제 3년 연장안은 (품목에 따른 조합원) 갈라치기에 불과하다”는 송천석 화물연대 부산본부장 말을 전했다.

정부는 파업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파업 철회를 요구하며 “물류 방해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담화문을 내고 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2004년 도입 뒤 현재까지 발동된 적이 없다.

▲25일 서울신문 1면
▲25일 서울신문 1면

한겨레는 “화물차 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강제로 일하라 명령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특히 정부와 경영계는 화물차 기사를 노동자로 보지 않고 있어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사실상 노동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위헌 논란도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국 외 안전운임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은 차종·품목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979년부터 시작해 현재 음식배달 차량을 제외한 전 차종·품목에 적용 중이다. 브라질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인데, 적용대상은 일반, 벌크, 냉장, 위험 화물 등 12개 품목”이라며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고 했다.

▲25일 경향신문 5면
▲25일 경향신문 5면

 

▲25일 경향신문 5면
▲25일 경향신문 5면

신문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물류 운송 차질이 생긴 현황을 주로 전했다. 서울신문은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에서는 평소와 달리 오가는 화물차를 보기 어려웠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물류 대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문들은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 동시간대 평균 대비 4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육로 운송이 상당 부분 막히면서 기업들은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었고 주요 항만 화물 반출입량도 급감했다”고 했다.

▲25일 동아일보 6면
▲25일 동아일보 6면

세계일보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은 “경제가 비상”이라는 이유로 파업을 비판하는 논조를 폈다. 조선일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경영계 6단체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파업 철회와 법인세 완화 등을 주문하는 공동성명을 기사화하는 한편, ‘화물업계 관계자’ 말을 익명 인용해 “전체 화물차주 중 3분의 1 정도는 화물연대 파업과 상관없이 운행하고 싶어한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25일 세계일보 1면
▲25일 세계일보 1면

다수 신문은 사설에서 노조가 올해 두 번째 총파업에 나선 데 정부와 국회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가장 큰 책임은 그간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한 정부와 국회에 있다”며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 논의를 약속해놓고 (…) 총파업 예고 이틀 전 안전운임제 일몰은 3년 늦추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단 방침을 일방으로 내놨으니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고 했다.

▲25일 한국일보 사설
▲25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은 “안전운임제는 물류업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일몰제 시한 때마다 노·정 충돌을 반복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지도 되물을 때가 됐다”며 정부와 국회에 “일몰제 폐지를 정착, 확장하는 후속 입법”을 주문했다.

한겨레도 “올 연말이면 제도 자체가 폐지될 상황이어서 큰 논란이 뻔히 예상됐음에도 적극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며 “(업무개시명령 엄포는)노동자 처지에선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대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행태”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겨레는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안전운임제에 소극적인 이유가 대기업 화주들의 이익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윤이 노동권과 안전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고 했다.

▲25일 한겨레 사설
▲25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는 “화물연대 재파업은 지난 5개월 동안 합의 사항 이행에 손을 놓다시피 한 정부와 관련 법 개정에 무관심했던 국회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그런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안전운임제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만큼 화물연대도 자기 입장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파업을 비난하는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안전운임제가 “안전이 아니라 애초에 적은 일과 많은 돈이 목표 아니었나”라며 “경제단체들이 이 제도에 대해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안전운임제 적용 차량의 일부인 견인용 화물차에서 “교통사고가 8% 증가했다”는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인용했다.

▲25일 조선일보 사설
▲25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1%대 성장 코앞인데도 파업 강행한 민노총”, 동아일보는 “화물연대, 힘겨운 경제 더 힘들게 하는 총파업 당장 멈추라”, 세계일보는 “화물연대 5개월 만에 총파업, 국가경제는 안중에 없나”란 제목의 사설을 냈다.

이태원 국조 첫날…대통령실 따라 조사 대상서 “대검 빼자” 비판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가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5일 아침신문들은 “국정조사를 수행할 특별위원회가 닻을 올렸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한국일보)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이 합의 하루 만에 이를 뒤집고 대검찰청을 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일부 관철됐고, 실질적인 본조사 기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재석 의원 254명 중 찬성 220명, 반대 13명, 기권 21명으로 가결했다. 국정조사 기간은 24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45일이다. 조사 대상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 서울시, 용산구 등이 포함됐다.

▲25일 동아일보 6면
▲25일 동아일보 6면

경향신문은 “여당의 합의 번복 논란으로 국정조사는 불안한 첫발을 뗐다”며 “국민의힘이 하루 만에 합의를 뒤집고 조사 대상에서 대검찰청을 빼달라고 요구해 마약수사 관련 부서장만 부르는 선에서 여야가 추가 합의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기류는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불만 표출 이후 바뀌었다”고 했다. 국민일보도 “용산 대통령실도 대검찰청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은 목적에서 어긋난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윤한홍·이용 의원 등이 반대 표를 던진 것도 대통령실과 여당 기류를 보여준다”고 했다.

▲25일 경향신문 6면
▲25일 경향신문 6면
▲25일 한국일보 1면
▲25일 한국일보 1면

한겨레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맞물려 시간이 빠듯한데다, 향후 국조 진행을 둘러싼 여야 이견도 작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민주당 안에서는 국조 기간 45일이 짧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가습기살균제 국조와 세월호 참사 국조는 모두 90일이었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법정 처리 기한(12월2일) 이후로 밀릴 경우 실질적인 활동 기간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했다.

▲25일 한겨레 5면
▲25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정부가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유가족 협의회 구성과 관련해 “저녁 6시까지 연락이 없는 경우 의견이 없는 걸로 간주한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이태원 참사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는 유족들에게 유가족협의회 구성과 유가족이 모일 장소 제공에 의견을 물으며 이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협의회 구성 시점과 구성 방식은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안내는 일방적통지다. 부적절하다”고 성명을 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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