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모습. ⓒ연합뉴스

국경없는기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자유 위축 행태를 우려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앞서 대통령실은 ‘편파방송’을 이유로 MBC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통보하고 이후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예의 없게’ 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중단하고 MBC기자 징계를 시사했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계가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경없는기자회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언론계 주요 매체인 공영방송 MBC 기자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은 끝났지만, 향후 ‘탑승 불허’ 통보가 반복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스스로 철회 입장을 밝혀 지난 결정의 잘못을 시인해야 언론자유 위축 우려를 덜어낼 수 있어서다.

세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지부장은 “최고로 선출된 대표(대통령)라고 할지라도 어떤 언론이 그들에 대해서 보도할 수 있는지, 어떤 질문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언론인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공익을 위해 종종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MBC기자의 설전을 두고 대통령실이 “예의가 없다” 또는 “불미스러운 사태”로 명명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매일 진행하던 약식 기자회견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약식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도입한 인정할 만한 계획이었으며, 언론에 대한 투명성 확보에 이바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였던 5월1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192일간 61번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MBC를 ‘핑계’ 삼아 언론과 접촉을 중단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도 대통령실의 대응을 가리켜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중단의 책임을 MBC에 떠넘기려는 태도”라고 비판한 뒤 “대통령실 대응은 눈엣가시 같은 비판 언론사에 대한 집요한 공격으로 비춰질 뿐만 아니라 특정 언론사를 본보기로 삼아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도어스테핑 중단을 교묘하게 MBC 잘못으로 돌려 출입기자 사이를 이간질하고 갈등을 유발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국경없는기자회의 이번 입장은 이 같은 국내 기자들의 문제의식에 동의한 것으로, 윤 대통령이 국경없는기자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국의 언론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국제적 비판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경없는기자회가 2023년 발표할 ‘언론자유지수’ 하락이 예상된다. 한국은 문재인정부 시절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언론자유지수를 기록한 바 있다. 아래는 국경없는기자회 입장 전문. 

Reporters Without Borders (RSF) calls on President Yoon to reverse his decision to bar the journalists of public broadcaster MBC, an essential element of South Korea’s news landscape, from boarding the presidential plane.

“Even the highest elected representative should not decide which media can report on them or which questions are suitable to be asked," says the RSF East Asia Bureau Head Cedric Alviani. “Journalists have an essential function to play in democracies and they must often ask difficult questions in the public interest.”

RSF also calls for the reinstatement of the president’s daily meetings with the press, a commendable initiative he took when stepping into office, and which by nature could only contribute to a greater transparency towards the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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