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언론노조가 '풀빵'과 미디어노동공제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언론노조
▲23일 언론노조가 '풀빵'과 미디어노동공제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34주년 기념식과 함께 미디어노동공제회 출범식을 갖고 비정규직 미디어 노동자를 위한 소중한 첫발을 뗐다.

언론노조는 2021년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을 위해 전략조직실을 신설하고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노동공제회 모델을 고민해왔다. 지난 2월 정기 대의원회에선 2억 원을 미디어노동공제회 사업에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미디어노동공제회는 전태일 정신을 이어받은 노동공제연합 ‘풀빵’과 함께 교육, 건강 복지, 상호부조, 대출, 교육, 법률 상담 등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일상 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미디어노동공제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언론노조 미디어비정규지부에 가입하면 된다. 언론노조는 “노동자들에게 조합비에 공제회비가 포함되도록 설계했고, 공제회 활성화를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공제회비 1만원도 언론노조에서 지원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미디어노동공제회는 ‘풀빵’의 공제 품목을 이용하고, 향후 미디어비정규 조합원의 규모 등을 고려해 특화된 공제 품목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임기 동안 여러 사업이 있었지만 오늘 이 순간이 제일 의미있는 순간”이라고 밝힌 뒤 “깊어가는 우리 내부의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방치되어 있는 비정규직 동지들을 조직된 힘으로 모아내지 않으면 산업현장의 불균형과 불평등이 결국 우리를 집어 삼키게 될 것”이라며 공제회 출범의 의미를 짚었다. 

언론노조는 “그동안 2년마다 사업장이 바뀌는 파견 노동자, 정규직처럼 일하지만 도급 계약을 맺을 수 밖에 없는 노동자, 위장 프리랜서들을 적극적으로 포괄하지 못했다”며 “공제회를 통해 비정규직 조직 단위를 넓혀 보다 구체적으로 교섭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디어비정규직 문제는 전체 미디어 시장 내 노동이 어떻게 대접받느냐를 보는 지표”라며 “미디어산업 내 연결된 모든 노동자의 노동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창립 34주년 기념식 및 32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참가자들의 모습. ⓒ언론노조 
▲언론노조 창립 34주년 기념식 및 32회 민주언론상 시상식 참가자들의 모습. ⓒ언론노조 

이날 이어진 언론노조 34주년 기념식에서 윤창현 위원장은 “대통령의 비속어-욕설 파문과 이를 보도한 언론,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행해진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급기야 대통령실 현관 입구에 설치된 가벽은 5년짜리 권력의 편의를 위해 모든 자유를 위한 항구적 자유인 ‘언론 자유’를 가두려는 이 정부의 퇴행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은 뒤 “이명박 정권 당시 군사작전처럼 진행됐던 방송장악, 언론통제의 흑역사를 다시 재연하려는 시도는 더 정교하고 치밀하게,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창현 위원장은 “멋대로 규정한 ‘국익’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언론자유’라는 헌법가치를 깨부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서 국익을 위해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했던 70년대 유신 긴급조치의 악취가 진동한다”고 비판한 뒤 “불의와 탄압이 권력의 무기일 때 비타협과 저항은 언론노동자의 의무였다”며 “언론자유를 위해 흘린 선배들의 피를 가슴에 담아 물러섬 없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32회 민주언론상은 KBS ‘시사기획 창-누가 회장님 기사를 지웠나’(우한울, 권준용, 하동우), YTN ‘YTN탐사보고서 기록-로스트 미얀마’(고한석, 김종필, 서다예)에게 돌아갔다. 보도부문 특별상은 KBS ‘GPS와 리어카 - 폐지수집노동 실태 보고서’(김도훈, 박진영, 백재민, 이종환), 한겨레신문 ‘살아남은 김용균들’(장필수, 김가윤, 정환봉, 백소야)이 수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