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최근 MBC 기자를 향한 살해 협박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때문이라는 언론계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언론현업6단체는 23일 “윤석열 정부의 파상적인 언론탄압 공세가 급기야 극렬 지지자들의 언론인 테러와 살해 협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폭력과 테러 위협을 일삼는 자들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단속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8일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MBC기자를 상대로 살해를 예고하는 게시글이 한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경찰은 21일 ‘일간베스트’(일베)에 “내가 총대매고 MBC 기자를 찾아가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8시경 서울 상암동 MBC 사옥으로 출동했으며, 현재 IP 추적 등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언론현업6단체는 이 같은 살해 협박을 두고 “대통령의 발언이 화근이었다”며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MBC 취재진에 대한 탄압을 ‘(욕설·비속어 파문) 가짜 뉴스로 (동맹을)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추가 질문한 MBC 기자는 정부여당에 의해 ‘난동’, ‘무례’ 같은 자극적 언사로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비판했다.

▲MBC기자 살해를 예고한 일베 게시글. 
▲MBC기자 살해를 예고한 일베 게시글. 

비슷한 사례는 8년 전에도 있었다. 2014년 12월, 일베에서 활동하던 19세 고교생 오아무개군이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를 찾아가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습니까”라고 물은 뒤 인화물질 폭탄을 던졌다. 당시 오군의 행동을 이끈 건 ‘종북몰이’를 이어가던 정치권과 보수언론이었다. 이후 경찰은 수사결과를 통해 이들이 ‘지상낙원’이라고 발언한 적 없다고 발표했다. 

언론현업6단체는 “윤석열 정부의 극우‧극렬 지지자들은 입에 담을 수 없는 협박 메일을 기자에게 무더기로 보내기 시작했고, 대통령 부인 팬클럽 회장임을 자임했던 강신업 변호사는 인터넷 방송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다 족쳐버리라’며 백색테러까지 선동하고 나섰다. 급기야 일베 세력은 대통령에게 질문한 기자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기자는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아야 할 지경”이라며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판단했다. 

그러면서 “백색테러 협박 준동 책임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 있다”며 “강성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을 ‘양념’이라고 옹호했던 전직 대통령을 비판하며 집권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극렬 지지자들이 벌이는 테러와 살해 협박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언론현업6단체는 “언론인을 향한 정치 권력과 그 지지자들의 테러 위협은 SNS와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한 확증편향이 강화되며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 파괴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당장 특정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하고 폭력과 테러 위협을 일삼는 자들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단속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MBC기자회도 2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실과 여권의 ‘좌표 찍기’ 이후 일사불란하게 자행되는 비이성적 행태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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