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이태원 참사’로 불리는 지난 10월29일 사고를 ‘10·29 참사’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이지선 앵커는 5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MBC는 오늘부터 이번 일을 ‘이태원 참사’가 아닌 ‘10·29 참사’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선 앵커는 “특정 지역의 이름을 참사와 연결지어 위험한 지역으로 낙인 찍는 부작용을 막고 해당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 또 다른 고통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뜻”이라며 “한국심리학회도 이런 명칭 변경을 제안한 바 있고 과거에도 ‘진도 여객선 침몰’을 ‘세월호 참사’로, ‘뉴욕 쌍둥이빌딩 붕괴’를 ‘9·11 테러’로 바꿔 쓴 전례가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심리학회는 지난 30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심리학회는 지역혐오 방지를 위해 본 참사를 10·29 참사로 부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한국심리학회 재난심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현정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정 지역명을 참사나 고통스러운 상황과 연결지어서 단어를 선택하면 이태원 지역의 주민과 상인들이 있는데 지역 자체에 대해 고통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회복중심의 언어를 쓰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태원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위험한 곳,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 지역에 낙인을 찍는 행위”라고 밝혔다.

정부는 ‘10·29 참사’ 공식 용어 채택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행정안전부 차관)은 “이태원 사고 관련 여러 가지 표현들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듣고, 또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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