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EBS 수능교재인 점역(점자번역)교재나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 등의 개선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내용이 다뤄졌다. 여전히 장애인들을 위한 학습서비스에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EBS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수능 연계 점역교재 제공 현황 자료를 보면 교재발행일과 점역교재 제공 시차가 최근 다소 줄었다. 

지난 2019년 이전 점역교재는 100일 이상 뒤늦게 제공됐다. 2017년 수능특강 109일, 수능완성 132일, 2018년 수능특강 150일, 수능완성 120일, 2019년 수능특강 120일, 수능완성 100일 등이었다. 점역교재가 가장 늦게 제공된 2018년 수능특강의 경우 1월30일에 교재가 발행됐는데 점역교재는 6월25일~9월4일 사이에 배포됐다. 1학기 내내 수능특강 점역교재를 이용하지 못한 것이다. 

▲ 최근 5년간 EBS 수능 연계 점역교재 제공 현황. 자료=이정문 의원실
▲ 최근 5년간 EBS 수능 연계 점역교재 제공 현황. 자료=이정문 의원실

 

지난해부터 점역교재 제공 시차가 다소 줄었다. 지난해 수능특강은 16일, 수능완성은 26일 늦게 나왔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수능특강은 12일 늦게 나왔고, 수능완성은 교재제공일과 동시에 나왔다. 처음으로 점역교재가 원 교재제공일에 나온 사례다. 

EBS 측은 이정문 의원실에 “2019년부터 원고제공 시기를 교재 발행 전에 제공해 장애인 점역교재 배포 일정을 단축했으며 교재를 순차적으로 점역해 비장애인 학생과 학습격차가 없도록 노력했다”며 “2020~2022년 9월까지 민원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점역교재 제작은 국립특수교육원의 수요조사(장애인학교, 교사, 학부모)를 통해 과목을 선정해 제작되며 EBS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요청하는 교재에 대해 모든 원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이인영 의원은 수능 한달을 앞두고 고3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가 20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올해 수능이 11월17일로 한달 남았는데 지난 5일까지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BS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197개, 사회탐구 영역 133개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에 대해 지난해는 7월에 개설을 완료했다.

▲ EBS의 한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 갈무리
▲ EBS의 한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 갈무리

 

관련 지적이 나오자 EBS는 지난 6월부터 올리기 시작했고, 이인영 의원실 확인 결과 지난 15일 기준 490개(예정) 업로드할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 중 35개만 올려줬다. 특히 고3 시각장애 수험생들을 위한 330개(예정)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는 20개(6.1%)만 홈페이지에 업로드 됐다고 했다. 또 시각장애 고교 1~2학년 대상 화면해설 동영상 강좌는 1학년 50개(예정) 중 7개, 2학년은 110개(예정) 중 8개만 개설됐다. 

EBS는 이인영 의원실에 “시각장애 학습자를 위한 화면해설서비스는 매년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장애인 교육방송물 보급사업 참여를 통해 지원금으로 화면해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매년 시청자미디어재단 사업 대상 확정(4~5월) 후 추진, 공모를 통한 사업자 선정 정차(2개월), 화면 해설 대본 지필 소요 등으로 콘텐츠 제작 완료는 연말이 돼야 가능한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인영 의원은 “올해 수능 치르는 고3 시각장애 수험생이 91명인데 이들이 다른 수험생처럼 동영상 강좌 서비스를 응당 받아야 함에도 동등한 혜택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수능을 치러야 하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시각장애 학생들에 대해 EBS가 그동안 안이하고 방관자적 입장에서 책임을 방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앞으로 화면해설 동영상강좌 개설을 위한 준비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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