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주가가 5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 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2%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다시 진행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장중 13% 오른 시점에선 ‘매매중단’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21일 YTN 민영화 소식이 나오자 YTN 주가가 전일 대비 29.9% 상승했다. 하지만 한국은 증권거래소 차원의 ‘매매중단’이 없었다. 트위터와 YTN, 무엇이 달랐을까.

▲ 10월 5일 이후 트위터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사진=인베스팅닷컴
▲ 10월 5일 이후 트위터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사진=인베스팅닷컴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62조8천억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그 계약을 일방 파기했다.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다가 지난 4일 오후 11시 8분(ET, 동부 표준시) 블룸버그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다시 원한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인수 불씨가 살아나자 트위터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뉴욕증시에서 종가 42.54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보도 직후 45.40달러까지 치솟았고 결국 오후 12시 5분 매매가 1차 중단된다. 5분 후 거래 재개 이후에도 매수세는 계속돼 오후 12시 13분 장중 13% 상승(47.93달러)한 시점에서 거래가 2차 중단돼버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홈페이지에 “가장 일반적인 규제는 기업이 주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류 중인 뉴스(pending news)가 있을 때 발생한다. 이럴 때면 거래소가 매매를 중단해 시장 참가자들이 뉴스의 영향을 이해할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트위터는 오후 3시 30분 공식계정(@TwitterIR)에서 “우리는 머스크로부터 서한을 받은 것이 맞고, 회사는 주당 54.20달러에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다. 이후 3시 48분 주식매매가 재개되고 결국 트위터는 22.24% 폭등한 52달러에 장을 마감한다.

블롬버그 보도로 인해 주가가 요동쳤지만 뉴욕증권거래소는 이를 주식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판단해 매매중단 결정을 내렸고, 트위터 공식 발표가 나오자 거래를 재개한 것이다. 

▲ 한전KDN의 지분 매각설이 피어오르자 YTN 주가는 16일 이후 급등했다. 사진=인베스팅닷컴
▲ 한전KDN의 지분 매각설이 피어오르자 YTN 주가는 16일 이후 급등했다. 사진=인베스팅닷컴

YTN도 최근 비슷한 주가 요동 사태가 발생했다. 한전KDN의 YTN 지분 매각설이 지난달 15일 ‘지라시’ 형태로 돌았고 관련 뉴스가 나왔다. 16일 YTN 주가는 장중 전일 대비 22.64%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6.47% 올랐다. 상승세는 연일 이어져 21일에는 전일 대비 29.9% 상승을 장중 기록하기도 했다. 민영화 소식이 들리기 전인 15일, 종가 기준 3710원이었던 YTN 주가는 21일 7560원에 달했다.

트위터와 달리, YTN의 경우 거래소 차원의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는 트위터 주가가 장중 급등하자 2차례에 걸쳐 매매를 중단했지만 더 큰 상승폭(29.9%)을 보였던 YTN 주식은 계속 거래가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의 대응이 달랐던 이유로 제도, 규모 등 한·미 주식시장 환경 차이를 짚었다.

우선 나라 간 제도적 차이가 있다. 한국은 주식시장에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다. 주가가 위아래로 30% 이상 변동하지 못하게 제한한다. 하지만 미국엔 이러한 상·하한 제도가 없다. 매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주가는 무한히 상승하게 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30%룰이 있지만 미국엔 그런 제도가 없다. 뉴욕증권거래소뿐 아니라 다른 증권거래소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에선 공시를 안했거나, 정확하지 않은 풍문에 의해 주가가 널뛰는 경우 거래소 판단에 따라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 한국은 대개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단을 안한다고 해서 감시까지 안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 징후가 보이면 바로 조사가 들어오기 때문에 딱히 악용 가능성이 미국보다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 사진=unsplash.
▲ 사진=unsplash.

시장 규모의 차이도 지적됐다. 미국 주식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크고 세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소가 더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 변동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다는 판단이 각 나라의 거래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도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본시장 규모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대응을 적극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한국도 풍문 등으로 가격 급변이 예상될 때 시행하는 ‘종목별 매매거래정지제도’, 주식시장 전체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시장 안정 제도를 대체로 다 도입은 하고 있다”며 “다만 제도는 있으나 활용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최근 주가가 불안정한 변동성 장세가 계속되는 만큼 앞으로는 해외 사례처럼 규정을 강하게 적용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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