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비속어 논란 발언의 MBC 첫 보도 이전에 대통령실이 기자들에 보낸 보도자제 문자에 ‘외교 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다’는 대목을 놓고 대통령실도 처음엔 바이든을 인식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밤 속개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막말영상이 공개되기 전에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이건 사적 대화다’,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보도자제를 요청하는 취지”라고 소개하면서 “다시 말해 이 내용이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뜻은 대통령실도 처음에 그게 바이든으로 인식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보낸 문자의 내용에 이 문자로 인해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대통령실도 처음에 바이든으로 인식했다는 건데, 15시간이 지나서 입장이 ‘날리면’이라고 바뀌었다”며 “그리고 ‘이××’는 야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발표했는데, 이러면서 문제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저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영상 보도자제 문자에서 외교문제 야기라고 쓴 부분과 관련해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 발언이 바이든을 지칭했다고 인식했던 것 아니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저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관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영상 보도자제 문자에서 외교문제 야기라고 쓴 부분과 관련해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 발언이 바이든을 지칭했다고 인식했던 것 아니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김 의원은 “날리면이라고 들리는 사람, 발리면이라고 들리는 사람, 발리믄이라고 들리는 사람, 바이든이라고 들리는 사람 심지어 여당 정부 내에서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며 “이게 왜 다를까. 그래서 어떤 언론에서는 ‘친윤 충성도에 따라 다 틀리다’고 얘기하던데, 맹목적인 충성파는 ‘이××’라는 욕도 안들린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귀가 희한하다. 들리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며 “모든 사람이 100번을 들어도 바이든이라고 얘기하는데, 친윤 충성파들에게는 이게 그렇게 안들리나 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국내 언론이 다 보도하고 전세계 주요 언론이 다 보도했는데도 친윤 충성파에게는 그렇게 안 들린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실 문자에 나온) ‘외교 문제에 관한 우려’는 미국을 겨냥하고 바이든이라고 인식이 됐을 경우 한미관계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에서 나온 얘기라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저는 그날 대통령이 나오면서 말씀하신 내용을 전체적으로 ‘(한국) 국회에서 승인이 안되면 어떡하나’라는 뜻으로 들었고, 제가 나가면서 ‘잘 설명해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박 장관은 “만약 제가 바이든을 지칭한 것이라면 제가 왜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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