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이××, 쪽팔려서’ 등 비속어와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진실논쟁을 불러온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귀국하고서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른 언론도 초기에 똑같이 듣고 보도했는데 왜 MBC만 문제를 삼느냐’는 지적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MBC 보도가 다른 방송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발언이 ‘바이든’이든 ‘날리면’이든 그 발언 자체의 부적절성엔 “그건 유감스럽다고 했다”고 인정했다. ‘그럼 MBC가 그 영상을 보도하지 말았어야 했는지’에는 “답변하지 않겠다”, “그것은 아니다”라는 국민의힘의 답변이 나왔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MBC를 그냥 두지 않겠다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놓고 기자들과 날선 설전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한 방송사 기자가 ‘국민의힘이 MBC에 대한 지적을 하는데, 다른 언론사도 다 똑같이 같은 내용으로 자막달고 보도했는데 왜 MBC에만 (그러느냐)’고 지적하자 “사실은 ‘정확한 워딩이 안 들리기 때문에 보도에 신중을 기하고 확인할 때까지 있어 달라’는 요청이 현지에서 있었다고 한다”며 “지금 전문가들끼리 들어도 무슨 말인지 논란이 있는 얘기를 자막을 씌워서 그렇게 보낸 자체가 매우 의도적이고, 한미동맹을 해칠 수 있는 그런 위험한 사안에 보도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다른 언론사가 한 것은 그것의 영향 받았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며 “다른 언론사들도 확인을 거쳐야 하는 것이겠지만 매우 신중하지 못하고 보도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그게 문제”라고 다른 언론에도 문제를 삼았다.

‘그렇다면 MBC 보도를 영향을 받아서 KBS SBS가 따라갔다는 거냐’는 질의에 주 원내대표는 “최초의 보도이니 더 확인 절차를 거치고 해야 하는데, 발언한 분이나 대통령실에, 중요 사안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이 그 점에 관해 신중하고, 확인해 달라고 했음에도 확인을 하지 않았다. 그 점이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 쪽 팔려서와 같은 비속어에 대해서는 인정한 대통령실의 해명과는 다르지 않느냐’는 반문에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그런 것까지 다 확인해서 의견 낼 필요는 없지만 하여튼 발언 취지의 핵심적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고, 왜곡됐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박진 외교부장관이 ‘우리 국회에 잘 협조를 해서 우리 국회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 발언이 있었다는 전후 맥락에 비추어보면 MBC가 대단히 신중하지 못하고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바이든’ 자막을 단 MBC 보도가 틀리고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주장이 맞는다고 보는 거냐는 질의에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확실히 (MBC에) 틀렸다고까지 단정하지는 않지만 보도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며 “음성전문가들 조차도 의견이 달라지는 데 너무 단정적 보도했을 뿐 아니라 발언했던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MBC는 보도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고, 확인해달라는 요청도 지키지 않은 채로 무책임한 보도를 냈다”고 비난했다.

이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했다고 해도 ‘XX’나 ‘쪽 팔려서’와 같은 비속어를 쓴 건 부적절한 것 아니냐,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국민의힘은 이런 지적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주 원내대표는 “저는 우리 야당을 향한 것이라고 해도 유감스럽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MBC 첫 보도 전에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사안을 언급한 점을 두고 민주당과 MBC의 정언유착을 의심하고 있는 주장도 논란이다.

‘정언유착을 제기했는데, 텍스트와 영상은 훨씬 전부터 기자들 단톡방 등에서 유포되고 있던 것이고, 확인됐던 것인데. 왜 MBC가 유출했을 거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주 원내대표는 “저는 그것이 MBC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만 엠바고가 걸려 있던 상태에서 보도도 되기 전에 민주당 지도부가 먼저 알았다는 것은 어느 언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언론이 보도윤리를 어기고 사적으로 내통했다, 그 점을 지적하다”고 답했다.

김행 비대위원은 ‘저 발언의 부적절성 보다 유출된 게 더 문제라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유출된 것도 저희가 발언 내용조차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인데, 우리가 당시 MBC 풀기자 들어갔을 때 이펙트 마이크를 썼다고 한다, 라인 마이크를 안 쓰고”라며 “우리 생각에서 발언 내용 잘 들리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점식 의원 등한테 풀 동영상에 대한 내용을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은 ‘가처분 신청 검토’ 발언의 의미에 “풀동영상을 (MBC가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건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가 보도하지 말았어야 했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가치논쟁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달리 김행 비대위원은 “아뇨”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어 “모든 언론사가 송출된 내용을 각 사가 판단에 의해 보도할 의무가 있다. 권리도 있다”면서 “보도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이 얘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은 ‘비도도 요청을 한 것’을 두고 “확인되기 전에, 내용이 확인되기 전에 (비보도 요청을 한 것이고)”라면서도 ‘그럼 MBC가 비보도요청을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아뇨. 그거는 원내대표가 아까 말씀하신 그 워딩을 그대로 써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MBC에 항의방문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MBC 항의방문 일정을 두고 “과방위 간사와 논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MBC에 총공세 의지를 쏟아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MBC 문화방송의 행태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이번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주 원내대표는 “MBC가 최초 보도처럼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였다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더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MBC는 이러한 확인 과정을 생략하고 자의적이고 매우 자극적인 자막을 입혀서 보도했다”며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영상을 첫 방송한 MBC 보도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영상을 첫 방송한 MBC 보도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전주혜 비대위원도 “MBC의 처사는 공영 방송임을 포기한 처사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행 비대위원은 회의 발언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MBC 보도 사전에 영상내용을 알고 있었던 과정을 두고 “시간대 돌려보면 이는 분명 저희가 생각할 때 박홍근과 특정 기자간 유착 있었거나 밀정 노릇을 했다”며 “밀정, 광우병 의혹 등은 MBC 국감 중에 따져봐야 할 사안이고 동시에 저희는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처분 신청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정당과 언론이 여론몰이를 시작했다면 완벽한 정언유착일 뿐 아니라, 법적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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