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해 논란인 가운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MBC를 거론하며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날조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MBC가 23일 공식입장을 내고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유독 MBC만 거론하며 ‘좌표찍기’하듯 비난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등 언론과 일부 야당이 윤 대통령의 사적대화 녹취 내용 중 ‘날리면’을 ‘바이든’으로 날조 보도 및 비판했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 기자회견 중 폭스뉴스 기자의 인플레이션 관련 질문을 받고 ‘멍청한 개자식 같으니 (What a stupid son of bitch)!’라고 욕설을 중얼거렸다”며 “사적 대화도 아니고 정식 기자회견 도중 터져나온 욕설이지만 큰 파문 없이 해프닝으로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이번 녹취논란은 주변잡담과 소음이 가득한 사적대화 중 튀어나온 말 한마디를 마치 대형 외교사고처럼 부풀리고 왜곡했다”며 “대통령의 실수를 당파적 이익을 위해 보도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국익을 해치기 때문에 스스로 보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격과 국익은 대통령이 가장 책임이 크지만, 야당과 언론도 못지않은 큰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야당과 언론도 그 정도로 족한줄 알고 이만 멈추는 게 국익을 위해 좋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2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취지의 주장이다. 이미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판단이 있었고 이후 언론보도가 이어진 것인데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엉뚱한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국민을 대변하는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사실이 중요한 문제인데 본질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MBCNEWS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 사진=MBCNEWS 갈무리

 

윤 의원이 MBC를 거론한 것은 MBC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영상을 가장 먼저 보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MBC가 유튜브 채널 ‘MBCNEWS’에 올린 관련 리포트는 23일 오전 현재 조회수 537만을 기록하고 있다. 

윤 의원 주장에 대해 MBC는 23일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서 방송사들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언론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 서비스망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며 타 언론사에서도 보도한 것을 언급한 뒤 “MBC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MBC는 한덕수 국무총리도 대정부 질문 답변 자리에서 “명확하게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그런 걸 어떻게 국민들에게 가리겠습니까?”라고 한 발언을 인용하며 “해외 언론들 역시 자국 지도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여과없이 보도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 국익 관련 발언에 대해 MBC는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국익’을 명분으로 정치 권력이 언론 자유를 위축하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MBC는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 유독 MBC만을 거론하면서 ‘좌표 찍기’하듯 비난하는 것에 대해 MBC는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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